<눈사람 레코드> (67) 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 / 장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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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누구도 아닌 너에게 / 장재인 (2012)

원더걸스가 컴백했다. 원피스 수영복에 기타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이 민망하기 그지없다. 원더우먼 유니폼 같은 수영복을 입고 춤을 추면 좋았을 것을 기타라니. 소희가 탈퇴를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한국 여성 싱어의 계보를 이어 볼까. 김추자, 김정미, 나미, 장덕, 와일드 로즈, 한영애, 이상은, 김윤아(자우림), 남상아(허클베리 핀, 3호선 버터플라이), 뎁, 플레이걸, 미미 시스터즈 등. 스윗 리벤지나 신현희(와 김루트)는 계보에 오르기엔 미약하다. -계보는 객관을 포장하지만 언제나 주관적이다- 그렇다면 ‘오리엔탈 루시’가 있지. 커트니 러브(hole)와 같은 묘한 매력을 지닌 연수희. 한명숙 커버곡으로 ‘노란 샤쓰의 사나이’를 부르는 연수희의 스탭은 뮤직비디오에 쓴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킬빌’와 미묘하게 일치한다. 아, 그러고보니 ‘삐삐밴드’의 이윤정을 빼놓을 수 없지. 최근에 아주 오랜만에 EP(pppb)를 발매해 깜짝 놀랐다. 그는 권병준(삐삐 롱 스타킹)처럼 비디오 아티스트가 된 줄 알았는데 예전 음색에서 조금 지친 목소리로 노래를 한다. 그리고 나는 장재인을 언급하고 싶다. 그녀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나와서 요즘은 드라마 삽입곡이나 부르고 있지만 얼핏얼핏 그녀의 노래에서 어떤 색깔을 느낀다. 그 색깔을 더욱 장재인 마음대로 드러낸다면 트레이시 채프먼의 담담한 우울과 앨라니스 모리셋의 강한 리듬을 합친 것보다 훨씬 끌림이 있는 음악을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이다. 슈스케에서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부턴 든 생각이다. / 현택훈(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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