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는 일본 최고 통수권자였던 천황을 위해 싸우다 죽은 이들의 영령을 모아 놓은 곳이다. 평범한 시민들에게 이곳은 조상을 추모하고 개인과 가정의 복락을 빌고 벚꽃을 즐기는 장소이지만, 일본의 극우 세력들에게는 군국주의 망령을 되살리게 하고 전쟁을 추억하며 미화시키는 곳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권철은 평화로운 일상 너머에 여전히 군국주의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10년 동안 이곳을 집중 취재해 왔다. [제주의소리]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권철 작가가 최근 발간한 사진집 <야스쿠니-군국주의 망령>의 주요 사진을 8월말까지 웹갤러리를 통해 차례로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사진으로 본 <야스쿠니>를 통해 역사의 진실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편집자 주]
야스쿠니의 일상은 겉으로 보면 평화롭게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게 보인다. 지난 시절 군국주의에 대한 아련한 향수도 느껴진다. 일장기와 욱일기가 곳곳에서 펄럭이고,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국화 문양도 눈을 사로잡는다. 우익 단체들의 구호도 요란하고, 제국주의 시절의 군가도 울려퍼지곤 한다. 야스쿠니 신사를 가득 메우는 참배객들은 조상을 추모하고, 개인의 복락을 빈다. 관광객들은 벚꽃의 화려함에 감탄한다. 그래서 야스쿠니 신사의 일상은 두 얼굴이다. 야스쿠니 신사가 회개와 반성, 용서와 화해의 신사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