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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선, 김금숙 작가의 신간 <애기해녀 옥랑이 미역 따러 독도 가요!>가 최근 발간됐다.출판사 파란자전거, 1만1900원, 40쪽. ⓒ제주의소리
만화 ‘지슬’ 그린 김금숙과 함께 신간 <애기해녀 옥랑이 미역따러 독도가요> 출간

사람이 그리운 섬, '독도'. 제주바다와 쏙 빼닮은 독도 바다에서 젊은 날 몸을 던져 태왁 망사리 가득 희망을 건져 올리던 어머니와 누이들이 있다. 우영밭 드나들 듯 독도바다를 누비며 물질하던 아름다운 우리의 유산 '제주 해녀'다. 그들의 살아 있는 독도이야기가 그림책으로 탄생했다.     
고향 제주의 아름다운 문화와 자연, 제주인들의 아픈 역사와 삶을 글을 통해 오롯이 전해온 허영선 시인이 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를 만화로 그려낸 김금숙 만화가와 손잡고 독도 바다를 누빈 제주해녀 이야기를 펴냈다. 

허 시인이 쓰고, 김 만화가가 그린 <애기해녀 옥랑이 미역 따러 독도가요!>(출판사 파란자전거)는 1953년경 미역을 캐기 위해 독도로 ‘바깥 물질’ 나갔던 협재(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해녀 여섯 명에 대한 이야기다. 

박옥랑, 김순하, 김공자 할머니 등 당시 실제로 독도를 다녀왔던 여성들의 사연을 모아서 재구성했다. 허 작가는 2010년부터 할머니들을 일일이 만나면서 독도 해녀 이야기를 준비하다 이번에 그림책을 내게 됐다. 저자 개인적으로는 ‘워낭 소리’에 이어 두 번째 그림책이다.

풋풋한 10대 해녀 옥랑이와, 작품에서도 나오듯 ‘미역 융단을 바다에 깔아 놓은 듯한 미역 섬’ 독도, 주변 바다 모습은 김금숙 작가의 손에서 탄생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명성이 높은 김 작가는 위안부 할머니의 진실을 알리는 ‘지지 않는 꽃’을 비롯해 제주4.3을 다룬 ‘지슬’ 등 쓰라린 우리 역사를 만화로 그려낸 바 있다.

한 편의 그림 작품 같은 배경과 함께, 소박한 인물 묘사가 인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그녀의 작화 실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붓질 한 번 한 번으로 탄생하는 바다 속 풍경과 독도의 모습은 한 편의 유화 작품을 연상케 하고, 해녀들의 귀여운 표정과 물질하는 몸짓은 보는 이의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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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 <애기해녀 옥랑이 미역 따러 독도 가요> 속 그림. ⓒ제주의소리
당시 한 달 동안 굴에서 생활하며 독도 바다에서 미역을 캤던 해녀들의 실제 삶은 눈물이 마를 일 없는 고된 나날이었다.

이 책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먼 바다까지 가서 열심히 일하셨단다’라고 말해 줄 수 있는 맞춤형 교과서나 다름없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을만한 추천도서로도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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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선 시인.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저자는 공들여 취재한 독도 해녀 이야기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숨기지 않는다. 더 깊게 조명할 수 있는 다음 기회를 기약해보자. 책 말미에는 제주 해녀들의 독도 이야기를 보다 자세히 적어놓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허영선 시인은 제민일보 편집부국장, 제주 4.3평화재단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제주4.3연구소 이사, 제주대학교 강사로 활동 중이다. 

쓴 책으로는 어린이를 위한 '바람을 품은 섬 제주도' '워낭소리'가 있고, 시집으로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 '뿌리의 노래' 등을 펴냈다. 산문집 '섬, 기억의 바람' ‘제주4.3을 묻는 너에게’ '탐라에 매혹된 세계인의 제주 오디세이' 등도 있다. 

김금숙 작가는 스스로를 '조각을 공부하다가 잠들었는데, 눈을 떠 보니 만화가가 돼 있었다'고 소개한다. 프랑스에서 10여년을 살며 활발한 작품활동과 한국작품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일을 해오다 제주4.3을 그린 '지슬'에 이어 이번 '애기해녀 옥랑이, 미역 따러 독도가요'를 통해 제주해녀와 아름다운 우리 바다를 그림에 담았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진실을 알리는 단편작 '비밀'을 발표한 바 있고, 대표작으로는 '아버지의 노래', '꼬깽이', '꼬깽이와 떠나는 고전여행' 판소리 시리즈, '지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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