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 칼럼] 사라지는 제주~도쿄, 제주~오사카 노선, 탑승률 때문이라고?

최근 대한항공이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한 이야기를, 아무 이상도  없다는 듯이 말하고 있다. 오는 10월 24일부터, 제주 오사카(大阪) 노선, 제주 도쿄(東京)노선 운항을 중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탑승률이 저조하단다. 필자는 이 노선의 탑승률의 저조란 말이 영 이해가 불가능하다.

필자는 매주 금요일 일본 교토의 대학에서 강의가 있기에, 매주 목요일 밤 오사카(大阪)로, 일요일날 제주로 돌아온다. 일주일에 제주 오사카를 한번 왕복하고 있다. 그런데 탑승률이 상당히 높다. 이런 글을 쓸 날이 올 것이라는 예감이 있어서인지, 매번 탑승률을 눈 여겨 보아 왔다.

내 눈으로 헤아린 탑승률이 평균 2/3 이상이다. 또 비행기 타고 내릴 때 육상직원들에게 알게 모르게 넌지시 질문해 보았다. 낮게 잡아도 평균 70%라는 것이 대한항공 직원들의 공통된 답변이었다. 그 직원들의 관등성명을 대라면 얼마든지 댈 수 있다.

그러나 직원들 한 사람 한 사람 힘들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회사가 확실한 탑승률 자료를 제시하면 모든 설명은 끝난다. 탑승률이 저조하다는 말에 정확한 탑승률을 찾아보려고 아무리 뒤져도 탑승률 자료는 없다. 적어도 제주 오사카 노선의 탑승률 타령은 이해 불능이다.

지금도 제주에서 오사카, 도쿄로의 직항 항로 좌석이 없다며 부산 경유를 해야 하고 있다. 이 정도로 탑승률이 높다. 탑승률 자료도 제대로 제시하지 않으면서, 저조하다는 말만 하는 대한항공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 제주도에서 오사카(大阪), 도쿄(東京)은 어떤 곳일까? 제주도 출신 재일동포는 약 10만명이다. 그 동포들은 오사카가 제일 많고, 다음이 도쿄다. 제주도에서 제일동포들이란 어떤 분들일까? 1960년대`1970년대, 우리가 춥고 배고플때, 재일동포들은 우리 제주도를 극진히도 사랑해 주셨다. 돈으로, 물건으로, 마음으로 우리 제주도를 살게 만들어 주신 분들이다.

당시 동포들에게서 직간접적으로 덕을 보지 않은 개인, 학교, 행정이 있을까? 제주도청 까지도 동포들의 덕을 봐야만 했다. 이런 오사카, 도쿄 노선을 잘라, 나이 드신 동포들을 고향에 못 가게 하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동포들의 덕을 꽤나 봐 재벌이 된 회사다. 오사카, 도쿄 노선은 1970년대 초반부터 개설돼 프로펠러 YS-11, F27 비행기로 취항시켜 오늘에 이르렀다. 1960년대~1970년대 오사카 노선, 도쿄 노선의 프로펠러 비행기 좌석을 메꿔 준 손님들은, 관광객도 제주도민도 아닌 제주도 출신 동포들이었다. 열심히 부자 만들어 주었더니, 고향 방문하기 어렵게 딴지를 걸고 있는 회사가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제주도를 위해 애써 주신 동포들께, 또 대한항공을 부자로 만들어 주신 동포들께, 아주 큰 죄를 지으려고 하는 것이다.

오사카, 도쿄 노선이 없어지면, 일본인 관광객은 뚝 끊어진다. 우리 제주도와 도민들은 국내외 관광객 한사람이라도 더 오게 하려고 혈안이고, 관광과 관계없는 사람들까지도 관광객 유치에 모두 열심이며, 관광을 위한다면 불편함도 참으려고 한다.

중국 관광객들이 들어와 엄청난 불편을 만들어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제주도민들이다. 이런 제주도에 아주 큰 사업장을 두고 있는 대한항공이, 제주도 마음과 반대의 행동을 하려고 하다니, 제주도에 큰 죄를 지으려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상식이 없는 기업인 것 같다. 제주 오사카 노선의 탑승률 저조의 이야기는 내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상식적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니까 땅콩 사건 같은 비상식적인 사건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경영학 교과서에서 기업의 목적은 ‘사회의 공헌’이라고 한다. 그 사회에서 돈을 벌었으면 그 사회를 위해 환원하고, 환원되어 더 불어나 커진 돈을 다시 벌어들이라고 교과서는 가르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반세기이상을 제주도에서 어머어마한 이익을 올렸고, 우리 제주도가 있기에 대한항공이 오늘의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 오늘도 많은 기업들이 제주도에 있으면서,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항공은 제주도와 도민들과는 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는 기업이 돼버렸다. 안타깝다.

이런 회사가 우리들 근처에 있다. 이런 글 하나 가지고 눈 꿈쩍할 그들이 아니다. 이런 비상식적이며, 제주도에 큰 죄를 짓고 있는 회사와 우리는 어떻게 사귀어야 할 것인가가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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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경 전 세이비(成美)대학 교수.
제주도민으로서 제주도에 강력히 요구한다. 대한항공(한진그룹)이 제주도의 물 퍼 올리는 것을 중지시켜 주기 바란다.

제주도의 귀중한 재산인 제주도 물, 제주도와 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는 집단에게 줄 물은 우리에게는 없다. / 신재경 전 세이비(成美)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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