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레코드> (71) 달리 / 코어매거진(Core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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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de Banquet / 코어매거진(CoreMagaZinE) (2014)

밴드라면 그래야 한다. 보컬이나 기타 한 파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팀은 밴드가 아니다. 잦은 의견충돌-추구하는 음악 성향이나 맛집 선호도의 이견-로 이합집산도 없이 앨범을 내는 팀은 밴드가 아니다. 멤버 중 한 명이 술 냄새 풍기면서 연습실에 몇 시간 늦게 들어오면 기다리던 멤버 한 명이 기타를 때려 부순 적이 있어야 밴드라고 할 수 있다. 화기애애한 밴드는 음악도 고만고만할 확률이 높다. ‘비틀즈(Beatles)’는 여자 문제가 심했을 때마다 명반이 나왔다. 음악적 고집이 상충될 때 옥신각신 빛나는 음반이 나온다. ‘류정현’은 ‘스타보우(Starbow)’ 때부터 실력을 검증받은 뮤지션이다. 리더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할 수밖에 없지만 그는 다른 멤버들과의 조율로 난산의 난산을 거쳐 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제 탈퇴한 ‘정종혁’이 무언가 보여줄 차례가 되었다. ‘김혜연’은 애기엄마가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코어매거진(CoreMagaZinE)’의 ‘Rude Banquet’.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큰 재미를 못 본 뉴웨이브와 신스팝이라는 장르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오히려 신선하다. 나는 펑크를 좋아하지만 때로는 펑크가 진절머리 날 때도 있다. 그럴 때 마시면 좋은 사이다 ‘코어매거진(CoreMagaZinE)’. 하지만 청량음료의 단점은 있다. 그 순간은 시원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거나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하니까. 그래도 나는 코크에 손을 뻗을 것이다. 모든 밴드가 ‘토토(Toto)’가 될 수는 없다. ‘디페시 모드(Depeche Mode)’도 필요하고 ‘컬처 클럽(Culture Club)’도 필요하다. 그러다 ‘듀란 듀란(Duran Duran)’이라는 진화하는 밴드도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핸섬피플(Handsome People)’이 등장했을 때 비웃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런 밴드 결성도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래야 음악이라는 편의점에서 골라 먹는 재미가 있지. 유통기한이 짧아서 그렇지만 그게 또 밴드의 맛 아니겠니. 뭐 마실래? ‘코어매거진(CoreMagaZinE)’ 마실래? 응? ‘고고스타((GOGOSTAR)’? / 현택훈(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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