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1) 장수⑰ 수면부족은 노화를 가속화한다

나이가 들수록 수면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어떤 조사를 보면 10대 전반까지는 8시간 이상, 25세경에는 약 7시간, 45세경은 6시간 반, 65세경은 6시간 정도 잔다고 한다. 병이 없고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20년 간격으로 약 30분씩 수면시간이 줄어든다.

수면시간이 짧아지면 여성의 경우 허혈성 심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수면시간이 길어지면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코호트 연구(역학조사의 한 방법)에 의하면 수면시간을 길게 했다가 짧게 하는 사람은 사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65세 전후 시기에 있어, 무리하게 잠을 자려고 시도해서 잠들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지면 잠을 자도 숙면했다는 기분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은 수면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수면의 질을 좋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25세 전후~45세 전후 시기는 피로를 빨리 회복하고 작업능률을 높이기 위해 매일 충분한 수면이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한창 일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실제 매일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하겠다. 그래서 주말에는 그간 모자랐던 잠을 자야겠다고 벼르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주말에 잠을 많이 자는 것이 좋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스로보단카 페죠빅교수 연구팀이 수면에 대해서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평균연령이 약 25세인 남녀 30명에게 4일간은 8시간, 6일간은 6시간, 이어서 3일간은 10시간을 잠자게 해서 합계 13일간을 관찰했다. 그리고 건강상태 평가를 위해서 인터류킨 6(interleukin, 염증 유무 판정)와 코르티졸 (cortizol, 스트레스시 분비되는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그리고 행동변화 평가는 간단히 주의력을 측정하는 퍼포먼스 테스트(performance test)를 했다.

결과는 10일간 잠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된 사람은 10일후에 많이 졸았지만, 예침(豫寢,미리 많이 자둠)한 사람은 정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퍼포먼스 테스트 결과는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나빠졌고, 이틀간 예침해두어도 개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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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이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실행했을 때 수면부족으로 일단 저하된 작업능률은 3일간 예침을 해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조사에서 수면 부족시에는 인터류킨6 수치가 증가했는데, 예침 후에는 정상수치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일단 생긴 염증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동맥경화증이 진행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인터류킨 6의 분비량은 저하해도 염증에 의해 나타난 병리현상은 회복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수면부족은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셈이다.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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