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의원(환경도시위원회)
지금 제주도는 미래비전이라는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미래비전의 과업내용을 보면 그간의 도시개발정책 등에 대한 종합검토를 통해 투자·환경 보전·미래가치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도시계획의 일관된 비전 및 원칙을 마련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세계 속 제주로 도약하기 위해 미래비전 계획을 수립한다고 되어 있다.
미래비전은 법정계획 위에 수립되는 비법정계획이라는 비판과 과도한 용역비,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과의 중복 등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원희룡 지사의 의지로 제주에 대한 비전 제시 및 전략을 제시하는 미래비전계획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계획을 현재 국책 연구기관과 지역연구기관이 같이 수행하고 있으며, 여러 전문가와 함께 도민참여단이라는 도민참여형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이라는 가장 최상위계획이 있다. 제4차 국토종합계획 이전의 계획은 10년을 목표로 수립됐으나, 제4차 국토종합계획은 20년을 목표로 하는 장기계획으로 수립됐다. 또한 지난 차수의 국토종합계획은 제2차 계획에서 1번의 수정계획을 제시한 것을 제외하고는 수정계획이 없이 10년 계획을 유지했다. 하지만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서는 2000년도 최초 수립해 2006년 1차 수정계획, 2011년 2차 수정계획이라는 두 번의 수정계획이 이뤄진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최상위 법정계획이자 장기계획이 그 반을 지나기 전에 2번이나 수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수정된 사유 대부분은 경제적·사회적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으나, 국가계획을 20년도 못 내다보는 계획을 수립했다는 비판과 정권 교체에 따른 정치적인 영향이 있었다는 항간의 비판도 있다.
다시 미래비전을 살펴보면 이제 미래비전의 용역은 중간보고 이후 최종보고를 앞둔 과업의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다. 제주도의 수장인 도지사는 미래비전이 수립되고 있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사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제주의 공간구조의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신공항, 신항만은 물론이거니와 최근에는 택지개발사업에 대한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이렇게 도지사의 철학에 따라 수립된 미래비전이 다음 정권에서도 유지될 것인가?
택지개발에 대한 필요성과 검토 관련 발언은 제주의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수치상으로 보면 최근 3년간 인구증가율 1.77%로 이를 급격한 인구증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미래비전계획이 아니더라도 인구증가에 대비한 주거용지 검토와 확보는 이미 2007년도에 수립된 2025년 제주광역도시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다. 2025년까지 시가화예정용지 중 주거용지 8.78㎢, 주거형지구단위계획 4.93㎢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과오를 도정이 범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 아닌가?
제주의 장기적 미래에 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목표와 전략들이 전문가, 도민 등과 함께 수립된다면 제주의 미래는 망망대해의 등대처럼 밝고 선명한 불빛을 보며 항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등대의 불을 밝혔을 때, 이를 잘 활용해 사고 없는 항해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선장의 교체와 선장의 신념에 따라 등대위치와는 상관없이 항로를 바꾸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기위해 미래비전계획은 면밀한 검토와 객관적이고 논리적 근거에 의해 수립돼야 한다. 그에 따른 실천력이 담보돼야 우리의 미래비전은 실현가능하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석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