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1) 장수⑱ 일광욕으로 자외선을 쬐자

자기 몸에 비타민D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햇빛을 잘 쬘 수 있는 괌 섬까지 가서 피부를 태우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겨울에는 햇빛이 났을 때 점심 후 집이나 직장 주위를 걷기도 한다. 비타민D는 햇빛이 피부에 닿았을 때 체내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외선을 쬐면 피부암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려져 왔다. 이것은 전에 오스트리아에서 발표한 논문이 계기가 돼 우리나라에도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여성들은 피부를 태우면 기미가 생기는 원인이 된다고 해서 자외선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전문가는 자외선을 아주 외면하는 것은 되려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햇빛을 쬐는 것이 여러 가지로 건강상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영국 사우스햄프턴대 의대의 마틴 페릿쉬 교수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 인체에는 자외선을 조사(照射)하면 피부에 축적돼 있던 일산화질소(NO)가 혈액 중에 확산되기 때문에 혈압이 내려가는 기구(mechanism)가 있다고. 그리고 그들은 얻은 데이터로부터 일산화탄소를 조절하는 피부기능의 중요성을 알 수 있고, 고혈압이나 심질환이 지역이나 계절에 따라 변동하는 것에 대한 설명을 가능하게 할런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심근경색, 심부전 또는 부정맥 등의 순환기 질환은 우리나라에서 높은 사망의 원인이 되고 있고, 이 질환들은 고혈압 원인의 하나가 된다. 또 고혈압은 계절변동과 관계가 있어 겨울에는 올라가게 되고, 순환기 질환이 증가하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한국인은 피부암으로 사망하는 것보다 순환기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일광욕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한편,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대 의대 연구팀의 논문을 보면 비타민D가 부족하면 인지기능이 악화된다. 이러한 연구가 계속되면 비타민D 보충으로 인지기능의 약화가 억제될 수 있는지를 밝히게 될 것이다. 이 연구에서 주요한 데이터가 되었던 것은 비타민D의 혈중농도 측정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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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검사를 거의 하지 않고 있어, 실제 비타민D 결핍증의 존재여부가 확실치 않다. 미국에서는 전 국민의 50%가 비타민D 결핍증이라는 데이터가 있다. 이로써 추측컨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이 결핍증에 걸려 있지 않나 생각된다.

따라서 일광욕이란 아무런 경비가 드는 것이 아니므로 게으르지 말고 햇빛을 부지런히 쬐어 비타민D 결핍증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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