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예측·거리지각능력 검사 생략…3년동안 적발 사례 '전무'

버스와 택시를 운전하는 제주지역 사업용 운전 종사자 579명이 속도예측능력, 주의력, 거리지각능력, 야간시력검사 등을 측정하는 운전정밀검사를 받지 않은 채 운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이 최근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운전정밀검사 미수검자 승무현황’에 따르면 버스, 택시, 화물차량 등 사업용 운전취업운전자 중 2003년도 5만1631명, 2004년도 3만6044명 그리고 지난해에는 3만8512명이 운전정밀검사를 받지 않은 채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지난해 경우 총 사업용 취업 운전자 56만4169명 대비 6.83%에 해당하는 수치다.

운전정밀검사는 사업용운전자들을 대상으로 거리지각능력과 속도측정능력, 주의력 등을 교통안전공단에서 측정하는 것으로, 사업용운전을 시작하려는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규검사와 과거 중상이상의 교통사고를 낸 경험이 있거나 교통법규위반 등의 누적점수가 80점이 넘는 사업용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검사로 구분되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검사소가 전국에 12곳밖에 지정되어 있지 않고, 미수검자에 대한 처벌 역시 미수검승무가 적발될 시에만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어 전체 취업운전자 중 6.83%가 검사를 받지 않은 채 운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검사소가 한 곳밖에 없는 경기도가 7,060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서울과 경남이 각각 6,021명과 2,889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운행차량이 가장 적은 제주도가 가장 적기는 했으나 579명이 정밀검사를 받지 않은 채 시내를 활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지역 미수검자는 2003년도 631명에서 2004년에는 492명으로 줄었으나 다시 지난해에는 579명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운전정밀검사는 별도의 단속이 어려워 교통사고를 내거나 음주운전 등으로 단속된 뒤에나 적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매년 적발건수가 70여 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제주는 지난 3년동안 단 한 건의 적발사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태환 의원은 “실질적으로 사업용 운전의 자격이 없는 운전자들이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한다”며 “특히 과거 교통사고 경험이 있는 운전자들이 운전정밀검사를 받지 않은 채 운전하는 것은 승객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행위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미수검자 및 취업운전자 현황이 전산관리소 및 사업체별로 자율관리되기 때문에 보고되지 않은 미수검자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도급택시기사들까지 합치면 엄청난 숫자의 무자격 사업용운전자들이 교통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다른 검사들처럼 지정검사소를 늘려 검사소를 확대하는 한편, 미수검자 및 사업체에 대한 처벌 등 안전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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