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출신 김철호 시인 첫 창작시집 펴내…다양한 삶 궤적 시로 엮어

스스로를 시인이 아닌 휴머니스트로 소개하는 김철호(68) 시인의 첫 창작시집 ‘그리움 한 조각’을 펴냈다. 그의 첫 창작집이다. 

김 시인은 이번 시 창작집을  ▷1부 - 자연과 삶의 아름다운 기억, 애증과 휴머니즘 포엠 ▷2부 - 다양한 가치·문화가 내재하는 현실에서 힐링의 노래 ▷3부 - 제주사랑·평화의 하모니·제주어 시 ▷4부 - 힐링을 위한 영성과 영시 등 총 4부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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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호 시인의 첫 창작시집 '그리움 한 조각' 도서춮판 디딤돌. 값 3000원. ⓒ제주의소리

정낭 내려, 올레 나선 조부모 기별奇別 없어 / 뒤에 나선 부모 돌아오지 않아 / 민초들 꽃샘추위에 떨고 있는데 / 흰 눈 위 동백꽃 낙화됐다고 오열嗚咽하지 말고 / 눈밭에 달빛 스칠 때 / 소복素服입고 올레길 밟는 넋 받아주소서 / 4.3은 사死 그리고 삼삶이니 / 주검을 초월하여 부활해야 옳지 않겠나? (생략) - ‘질곡의 역사를 넘어’란 시 중에서 - 

해방의 혼란기였던 제주4.3시절에 유년기를 보낸 시인은 교사 출신으로 인생 초로(初老)에 접어든 다양한 삶의 궤적을 시로 표현했다. 4.3과 역사, 자연과 삶, 철학과 인생 전반에 이르기까지. 

시집 말미에 붙인 몇편의 습작영시도 백미지만 김순례 화백의 표지그림과 컷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순례 화백은 홍익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를 나와 활발한 작품 활동 중인 서양화가로 현재 교문중학교 교장이기도 하다.  

김 시인은 시집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날개를 펴고 날아보기 전에는 그 누구도 어디까지 날아갈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지 않느냐?”고. 

시인은 삶과 죽음 사이의 기회가 인생이라며 첫 창작시집 발간을 두고 “결국 일을 저지르고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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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호(68) 시인.
았다”고 소감을 밝힌다. 시인이기 전에 자신은 땀 냄새 나는 휴머니스트라는 전제를 달았다. 

글감에 걸림 없이 자유자재한 필체로 첫 창작시집을 낸 김 시인은 1947년 제주 한림읍에서 출생했다. 지난 2000년 '옥로문학' 수필, 2003년 '월간 한국사' 시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제주대학교 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한림공업고등학교 교감으로 정년퇴직했으며 2010년에는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영주문학회 회원, 제주한림문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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