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여는 초감제, 인간 역사의 시작
굿 여는 초감제, 인간 역사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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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병의 제주, 신화 2] (18) 차사본풀이②-시왕맞이

저승의 서사시(敍事詩) 시왕맞이 1-발생신화[發生神話]-베포도업침

1. 시왕맞이 초감제-베포도업[配布都邑] 신화

<시왕맞이 초감제>는 관세우→삼석울림→베포도업침→날과 국 섬김→집안연유 닦음→군문열림→산받아 분부사룀→주잔넘김→새도림→도레둘러맴→신청궤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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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우. ⓒ문무병

<관세우>는 하늘의 신들이 땅으로 내려와 다시 하늘로 올라가기 전까지 집안에 머무는 동안 매일 아침 제장(당클)에 모신 신들이 일어나 세수하고 의관을 정제하며 담배도 한 대 피우며 하루의 일과를 준비하는 내용의 제차다.

생인은 세숫법이 있고, 신전엔 관세우법 있습니다. 동해바다 은하봉천수 입이 넓은 차대접에 떠다 석자오치 관세우 수건으로 팔천 신전님 관세우시키러가자.[악기가 울리며 수건에 물을 적셔 뿌리며 그 수건을 각 당클마다 걸었다 걷었다 한다.]

<삼석울림>은 초감제를 시작하기 전에 악사석에서 소무들이 설쇠, 북, 징을 쳐 하늘에 굿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악기를 점검해보고 시험해보는 의미도 지닌다. 삼석울림이 끝나면, 소무는 공싯상에 놓인 술잔에 제물을 조금씩 뜯어 놓고 잡식하여 바깥에 던진다. 삼석울림은 굿 준비가 덜되어도 굿을 시작하는 택일된 시간을 어기지 못한다. 삼석울림이 끝나면, 제장의 준비, 상차림 등 미비한 준비를 갖춘다. 수심방은 관복차림의 정장을 하고 신칼과 요령을 들고 신자리 앞에 서서 악기에 맞추어 춤을 추고, 요령을 흔들고 신칼채를 놀리며 두 손을 모두어 제장에 절 삼배를 드린 후, 장고를 놓고 앉아서 무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베포도업[配布都邑]침>은 천지혼합(混合)으로부터 우주개벽(開闢), 일월성신의 발생, 산수 국토의 형성, 국가, 인물의 발생 등, 지리 역사적 사상의 발생을 차례차례 노래해 나가는 <발생신화>이다. 이 자연사상의 발생에 대해 노래하는 것을 ‘베포[配布]친다’(나누어 펼치다)고 하고, 인문사상의 발생에 대해 노래해 나가는 것을 ‘도업[都邑]친다(도읍하다. 새로 시작함을 아뢰다)’고 하므로 <베포도업[配布都邑] 신화>라고 할 수 있겠다. 

<날과 국 섬김>은 아무 날 어디에서 굿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대목이다. <날과 국 섬김>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역사속에 파악하고 굿판이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제주 사람들의 세계관과 굿하는 자리가 하늘과 땅, 이승과 저승이 만나는 곳이며 굿판에는 저승과 이승이 공존하며, 신들이 내려와 인간과 만날 수 있는 입체적인 공간이라는 제주인의 공간의식이 나타나 있다. 

<집안연유 닦음>은 왜? 무엇 때문에? 굿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집안의 내력을 신과 더불어 신의 이야기(분부)를 들으며 풀어 나간다.

<군문열림>은 심방이 하늘 신궁의 문을 여는 과정이다. 심방은 감상기라는 생죽(生竹)이 달린 깃발을 들고 신들을 안내하는 춤, 요령춤, 신칼춤, 신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손바닥춤을 춰 신의 뜻을 점치며, 도랑춤(回轉舞) 등 요란하고 격렬한 춤으로 신명나는 한판을 만든다. 그런 다음 문이 열린 금을 알아보는 신칼점을 치는 <산받음>으로 신의 뜻을 알고 그 분부를 아뢰는 <분부사룀> 그리고 모든 신에게 술을 권하는 <주잔권잔>을 하고 나면 <군문열림>은 끝난다. <군문열림>을 하여 하늘에서 내려온 신들을 굿판으로 안내하는 신을 감상관이라 하며, 당신이 감상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실제 굿에서는 당신을 대신하여 심방이 감상관의 역할을 하게 되므로 심방이 하늘에서 내려온 신들을 굿판으로 모시는 것이다.
<새도림>은 하늘의 은하 봉천수 맑은 물을 떠다가 제장의 부정을 씻는 <부정신가임>, 신이 하강하는 길의 모든 사(邪)를 쫓아, 굿판[祭場]의 부정을 씻어내는 <새도림>, 아픈 환자의 몸을 아프게 하는 병(病), 마음의 부정까지 쫓아내는 <푸다시>를 하고 <젯북제맞이굿>까지 이어진다.

<도레둘러맴>은 악기의 신 ‘너사무너도령 삼형제’에게 악기가 잘 울리게 해달라고 비는 굿이다. 심방은 향로를 들고 춤을 추다가 치는 북, 설쇠, 징 앞에서 연물(樂器)이 잘 울리도록 기원하며 향로를 돌리며 춤을 추고, 도레상의 도레떡과 과일 등이 든 채롱을 악기 위에 얹어 놓고 대접하며, 굿판에 모인 구경꾼과 단골들에게도 인정을 받는다.

<오리정신청궤>는 심방이 하늘에서 내려온 신들과 땅의 모든 신들을 함께 오리 밖 본향당 신목(우주목)이 있는 곳까지 가 굿청까지 모셔오는 신맞이 굿이다.

큰굿의 <시왕맞이>는 하늘 제 2궁 열두시왕 궁의 신들을 청신(請神)하여 맞이[迎神]하여 대접하고 기원 천도하여 송신(送神)하는 종합적인 사자천도의례(死者薦度儀禮)다. 그러나 여기서는 <시왕맞이>를 종합적인 의례로서가 아니라 신화 또는 신화 스토리텔링으로 다루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15일 걸리는 ‘차례차례 재 차례 굿’ ‘밤낮 두 이레 열나흘’의 하루는 꼬박 걸리는 <시왕맞이>를 시작하여 끝날 때까지 <시왕맞이>는 저승의 서사시(敍事詩)다. 의례의 절차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신화가 있다.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모시는 신들, 두 하늘에 모시는 신들은 우리의 신, 고대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 간신히 남아 전하는 굿의 얘기, 환국, 배달, 단군조선, 고구려, 부여의 고대사가 조금씩 보인다. 제청에 모인 신들 중 태호복희씨, 염제신농씨, 황제헌원씨 등은 중국의 신으로만 알았던 신들인데, 초감제의 <베포도업 신화>, 제청신도업에서, 15성인 도읍에 보면, 이 세상에 오신 성인(聖人) 죽어서 삼천천제석궁의 신이 된 하늘의 신들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시왕맞이> 제차를 살펴가면서 본풀이와 무당서 3000권의 굿법을 찾아 의미를 붙여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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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감제. ⓒ문무병

창조신화의 토대가 된 발생신화[發生神話]-베포도업 침

굿의 초감제에는 창조신화 <천지왕 본풀이>가 완성되기 이전 우주를 곱가르는(구분하는) 과정의 발생과 배치를 설명하는 <발생신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 신화들은 신화가 완성되기 이전 원초적인 시간과 공간의 설명신화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신화다. 굿의 순서에 따라 중요한 신화들을 찾아보기로 한다. 제주 굿의 맨 처음 시작하는 굿을 <초감제>라 하며, 초감제의 맨 처음 순서인 <베포도업침>에서 심방은 천지혼합(混合)으로부터 우주개벽(開闢), 일월성신의 발생, 산수 국토의 형성, 국가, 인물의 발생 등, 지리 역사적 사상의 발생을 차례차례 노래해 나간다. 이 자연사상의 발생에 대해 노래하는 것을 ‘베포[配布]친다’(나누어 펼치다)고 하고, 인문사상의 발생에 대해 노래해 나가는 것을 ‘도업[都邑]친다(도읍하다. 새로 시작함을 아뢰다)’고 한다. 이는 굿하는 장소를 신에게 해설하여 올리기 위하여 우주에 까지 확대시켜 설명을 시작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주창조는 하늘과 땅, 밤과 낮, 선과 악을 나누고(곱가르고) 새로 시작하는 원초적인 시간과 공간에서부터 오늘까지를 설명하는 것이며 그러한 의미를 아우르는 말이 우주의 발생과 배치를 설명하는 굿의 초감제 맨 처음에 하는 시작굿 ‘베포도업침’이기 때문이다.  베포도업침에서 ‘베포치다’는 “배포(配布)하다. 나누다, 배치하다. 곱가르다.”는 의미이며, ‘도업치다’는 “도읍(都邑)하다. 서울을 정하다. 시작하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굿은 어둠(무질서)으로부터 밝음(질서)으로의 곱가르는(구분하는) 천지창조의 과정과 인간 역사의 시작을 설명하고자 하는 초감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초감제는 <베포도업(配布都邑)>으로부터 시작되는데, 도업이란 ‘시작’을 뜻한다. 하늘과 땅, 그리고 굿을 하는 장소가 이루어진 태초의 시간, 처음 지구가 생기는 ‘시작’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업은 하늘과 땅이 구분되지 않는 천지혼합의 캄캄한 어둠으로부터 대명천지가 밝아오는 천지개벽으로의 전이과정으로 진행한다. 굿의 베포도업침의 도읍과정을 보면,

천지혼합시(天地混合時) 도읍
천지개벽시 도읍
밤도 왁왁(깜깜한) 한 덩어리요,
낮도 왁왁(깜깜한) 한 덩어린데,
하늘은 자시 방향으로 모여 열리고
땅은 축시 방향으로 모여 열리고
사람은 인시 방향으로 모여 열리니,
하늘 머린 지돋우고 땅의 머린 지낮추니,
하늘론 청이슬이 내리고, 땅으론 흑이슬이 솟아나,
떡층같이 금이 생겨나,
갑을동방(甲乙東方)은 잇몸을 들고
경신서방(庚申西方)은 꼬리를 들고
병정남방(丙丁南方)은 날개를 들고
임계북방(壬癸北方)은 활개를 들어
이 하늘에 이 금이 생겨나 대명천지(大明天地) 밝은 날 되어 옵니다.
동성개문(東星開門) 서성개문(西星開門) 삼경개문(三更開門)입니다.
검고 희고 높은 건 하늘이요,
무거웁고 산발(散發)한 건 땅이 되고,
깊고깊은 물은 대해 바다가 되었구나.
맑고 청량(淸涼)하니,
갑을동방(甲乙東方)은 견우성(牽牛星)
경진서방(庚辰西方)은 직녀성(織女星)
병정남방(丙丁南方)은 노인성(老人星)
임계북방(壬癸北方)은 태금성(太金星)
삼태육성(三太六星) 선후성별(先後星別), 별자리는
칠원성군(七元星君),
북두칠성(北斗七星)은 대성군(太星君)
원성군(元星君) 진성군(直星君)
옥성군(繆星君) 강성군(綱星君)
기성군(紀星君) 별성군 도읍하고,
월광(月光) 일광(日光)을 도업하니,
삼십삼천(三十三天) 서른 세(三十三) 하늘 도읍입니다.

제청신도업-15성인[十五聖人] 세상에 오다.

천황씨(天皇氏) 일만팔천 세(一萬八千歲) 도읍하고,
지황씨(地皇氏) 일만팔천 세(一萬八千歲) 도읍하고,
일월성신(日月星辰) 생겨나고, 초목금수(草木禽獸) 생겨나니,
인황씨(人皇氏)는 문장구주(分掌九州) 하니,
형제구인(兄弟九人) 사만오천육백년(四萬五千六百年) 도읍한
성인(聖人)님도 도읍입니다.
그 뒤에 수인씨(燧人氏) 나무를 세워서 집을 지어 살고,
유소씨는 나무를 깨어 불을 얻어 도인화식법(導人火食法) 마련하고,
여화씨(女媧氏)는 옷을 지어 입는 법을 마련한 성인(聖人)님도 도읍입니다.
그 뒤에 태호복희씬(太昊伏羲氏는) 사신인수(蛇身人首),
머리는 사람 머리요 몸은 뱀 몸이 되니,
팔괘를(八卦) 그려 글 쓰는 법 가르치고,
시집가고 장가들어 남녀구별법(男女區別法) 마련하고,
그물을 놓아 사냥하는 법을 마련한 성인(聖人)님도 도읍입니다.
그 뒤에, 염제신농씬(炎帝神農氏는) 인신우수(人身牛首).
머리는 소의 머리 몸뚱인 사람 몸이 되니,
따비와 쟁기를 만들어 농사(農事를) 짓고,
백 가지 풀을 맛보아 이약감물법(以藥鑑物法)을 마련한 성인님도 도읍이고,
그 후 황제 헌농씨(黃帝軒轅氏)는 방패(防牌)를 지어 불량배를 막고,
활을 지어 난리(亂離)를 막고, 수래를 지어서 먼 길을 통행(通行)하고,
배를 지어 저 바다를 넘나들던 성인님도 도읍입니다.
그 후엔 전오고양씬(顓頊高陽氏는) 책력(冊曆)을 지어,
밤과 낫(낮)을 분간(分揀)하고,
그림자를 모아서 시간법(時間法)을 마련한 성인님 도읍하시니,
그 후 주양씨(朱陽氏) 혁선씨(赫先氏) 갈청씨(葛川氏)
호양씨(浩陽氏) 혼돈씨(混沌氏)가 나오셨고,
그 후 하은왕(夏殷王) 상탕(商湯) 주무왕(周武王)이 나시고,
공자(孔子) 하늘에서 낳은 성인(聖人)님은
서역주역(-周易)을 지어서 악(惡)한 사람 선(善)하게
책(冊)을 내어 글을 배워 선비 됨을 가르치시던 성인님도 도읍하니
십오성인(十五聖人) 도읍입니다.

고대 탐라국의 당신화 <송당당 본풀이>

탐라 땅에 하늘의 신과 땅의 사람이 함께 살기 시작한 성지(聖地)는
탐라의 최초의 마을, 송당리 ‘당오름’이었다.
이곳은 신화의 공간과 역사의 공간이 공존하는 신당의 메카[聖地],
구좌읍 송당리 당오름 자락에 자리 잡은 <웃손당 금백주할망당> 이다. 
고대 제주 중산간 마을의 축제는
한라산에서 솟아난 천지창조의 신 <설문대할망>과
그녀의 아들 500장군, 장수신으로 태어나
‘밥도 장군, 떡도 장군, 술도 장군, 힘도 장군’이라는
한라산의 산신(山神) ‘하로산또’들이 한라산을 떠돌며
대각록(큰뿔 사슴)·소각록(작은뿔 사슴)을 사냥하던
옛날의 조상들을 기리는 산신제(사냥제)였으며,
이들 오백이나 되는 한라산의 신들 중에
마을에 내려와 최초의 당신이 되었다는
송당리 알손당의 산신(山神) <소로소천국>을 기리는 사냥제,
제주 자왈곶(가시덤불) 돌밭에 뿌리는 바람의 축제였다.
고대의 당오름 송당리는
한라산을 내려온 신들이 마을의 당신으로 좌정하던 시기,
떠돌아다니던 사농바치(사냥꾼) 신들이 결혼을 하여
마을의 신으로 죄정한 곳, 신화의 메카, 당의 불휘공이라 일컫는
이곳 송당리에서 전승되는 당굿,
정월의 신년제, 2월의 영등제, 7월의 백중마불림제,
시월의 시만곡대제가 있었다.
이와같은 탐라 고대의 축제에는
한라산신제의 혼례의식,
“산으로 오르실 때 대각록(큰뿔달린 사슴) 천 마리,
산에서 내려올 때 소각록(작은뿔 사슴) 천 마리 잡아
신에게 바쳤던 희생제의 의미가 고스란히 전승되고 있다.
그러므로 송당리 당오름 자락에 자리 잡은
제주 신당[神堂]의 메카[聖地] 백주할망당의 <당굿>은
고대 축제의 원형을 전승하고 있으며,
<당본풀이>는 큰굿의 초감제 <날과국 섬김>에 나오는
탐라국 건국신화로 전해오는 이야기
“영평팔년(永平八年) AD 65년에 고량부 3성친이 탐라국을 건국했다”는
송당리 당본풀이와 신화의 화소가 거의 같다.
송당 성지신화 <백주할망 본풀이>에 의하면,
한라산을 떠돌며 사냥을 하던 사냥의 신 ‘소로소천국’이
서울 안동땅에서 오곡의 종자와 송아지 망아지를 가지고
제주도에 들어와 당오름 자락에 자리잡은  ‘금백주 할망’과 결혼하여
농사를 지으며 마을을 이루어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큰굿의 초감제인 <날과국 섬김>에 구전되어온
탐라국 건국시조신화의 모티프
“고량부 3신인이 벽랑국의 3공주를 맞이하는 이야기”
보다 먼저 완성된 것이다.
고량부 3성친이 탐라국을 건국한 것은 AD 65년이고,
역사시대 이야기지만 성지신화 <백주할망 본풀이>와
굿의 <날과국 섬김>은 세상이 창조된 당시의 시간과 공간을
신들과 구경꾼에게 아뢰는 것으로
굿(祭)의 순서를 설명하는 작은 굿 속에 나온다는 것은
건국시조신화의 원형은 송당 당오름 신화
<송당 금백주할망 본풀이>가 분명함을 입증하는 것이다.

날과 국 섬김, 굿의 시간과 공간의 의미와
탐라국 시조신화 <모흥혈 삼을나 신화>

<날과국 섬김>은 굿하는 장소, 땅에 대한 풀이로서의
<땅풀이>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땅은 크게 보면 세계이며, 작게 보면 굿판이다.
그리하여 만국(蠻國)이라는 미개하고 작은 나라도 나라라는 전재 아래
제주도를 중심에 두고  주변에 있는 국가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제주인의 수평적 세계관을 전개해 나간다. 
주위에는 여덟 개의 미개한 작은 나라와
12개의 제도가 정비된 큰 나라가 있으며,
그중 동양에는 3국이 있고, 서양 여러 나라가 있었다.
동양 3국은 중국 천자대국, 일본 주년소국, 우리나라 해동 조선국.
그 다음에는 해동조선국의 도읍 변천통한 역사를 서술하고,
그 다음에 팔도의 인문지리적 환경과,
제주도가 조선국의 섬으로서 제일 큰 섬이라 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제주가 변방이 아니라
“제주도는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제주인의 세계관이 반영되고 있는 <땅풀이>이며
그 다음에 탐라국 시조신화를 통한 민족의식과 독립국가 의식,
무교와 불교가 융성한 곳이라는 종교적 지역성의 강조하고,
제주도를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여
인문 지리적 행적적 사정을 노래함으로써
굿판을 풀이하고 있다.

 국(國)을 가릅니다.
 해단국도 국이요, 달단국(韃靼國)도 국입니다.
 주위는 팔만(周圍 八蠻) 십이지 제국(十二之諸國)인데,
 동양 삼국 서양 각국을 마련하니,
 강남은 천자대국(天子大國), 일본은 주년소국,
 천하해동(天下海東) 대한민국입니다.
 안동밧골, 좌동밧골, 먹자고을, 모시정골 수박골, 불칸대궐 마련하고,
 경상도는 칠십칠관, 전라도 오십삼관, 충청도 삼십삼관,
 일제주(一濟州)는 이거제(二巨濟), 삼진도(三珍島), 사남해(四南海),
 오강화(五江華) 땅, 육한도(六莞島), 그 중 큰 섬 제주도인데,
 장강 청수 사벡리(四百里) 물로 빙빙 테두리 두른 섬입니다.
 산은 갈라 한라산(漢拏山), 성산 가면 일출봉(日出峯), 대정 가면 산방산,
 땅은 보니 노고짓(鹿下地)땅, 물은 갈라 황해수(黃海水),
 저 산 앞은 당오백(堂五百) 이 산 앞은 절오백(寺五百),
 어승생(御乘生岳) 단골머리 아흔아홉(九十九谷),
 백록담(白鹿潭) 오백장군(五百將軍) 오백선생(五百先生) 마련하고
 한 골(谷) 부족하여 범도 곰도 왕도 나지 못한 섬입니다.
 영평 팔년(永平八年) 을축년(乙丑年). 을축 삼월 열사흘 날,
 모인굴(毛興穴) 삼성혈(삼성혈)에서,
 자시(子時)에는 고을라(高乙那),
 축시(丑時)에는 양을라(良乙那),
 인시(寅時)에는 부을라(夫乙那)(가 태어나),
 고량부(高良夫) 삼성친(三姓親)이 도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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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무병 제주신화연구소장·시인.

제주도의 굿판은 결국 우주의 중심에 있다. 굿하는 자리인 이 집안의 사정을 이야기하는 <연유닦음> 이전까지의 <날과국 섬김>에서 보여주는 공간의식은 굿판이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제주 사람들의 세계관과 함께, 굿하는 자리가 하늘과 땅, 이승과 저승이 만나는 곳이라는 제주인의 우주관을 포함하여, 굿판은 저승과 이승이 공존하며, 신들이 내려와 인간과 만날 수 있는 입체적인 공간이라는 제주인의 공간 개념이 나타나고 있다. / 문무병 제주신화연구소장·시인

* ‘새도림’으로 표기된 단어 중 ‘도’의 모음은 원래 ‘아래 아’입니다.
* ‘곱가르는’으로 표기된 단어 중 ‘곱’의 모음은 원래 ‘아래 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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