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지사 성산 설명회 “2023년까지 앞당길 것...주민협의체 만들어달라”
10일 국토교통부가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일대를 제주 제2공항 건설 부지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원희룡 지사가 이 인근을 쇼핑과 컨벤션, 금융 등의 기능을 갖춘 에어시티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항 개장 시기도 2023년으로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이날 오후 성산읍사무소에서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검토 용역결과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오전 제주도청에서의 최초 결과 발표 이후 두 번째 보고회다.
현장에는 성산읍 이장협의회와 주민자치위원회, 인근 주민 등 30여명이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후보지(4곳) 발표 후 최종 예정지 확정까지 주민들과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원 지사는 “공항건설지원단을 바로 구성하겠다. 성산읍 온평리 주민이 중심이 되고, 성산읍 각 마을과 주민, 단체들이 계속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후속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은 대대로 살아오던 터를 떠날 수도 있다. 다만 이것을 최소화하고 그 희생에 대해 다른 형태의 보상과 보람이 있어야 한다”며 “이런 내용들을 공항건설지원단이 주민협의체와 의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객석에서 “앞으로 추가적인 설명회가 열리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원 지사는 “설명회 정도가 아니라 주민들과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며 “성산읍 차원에서 주민협의체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숙박, 상업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는 ‘에어시티’ 조성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원 지사는 “이 지역이 국제적이고 경제적인 기능을 높은 수준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제2공항 개발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피해만 보는 일이 없도록 도시계획에 의한 에어시티까지 감안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성산이 지역구인 제주도의회 고용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주민들이 외국 에어시티 선진사례를 답사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하자, 원 지사는 “예산 부서와 협력해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대답에 이어 인근 에어시티 조성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원 지사는 “공항은 1년에 수천만명이 통행하는 통로이자 길목인데 활주로만 쓴다는 건 지금 시대에 경제적인 효과에서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이왕 공항이 건설되는 만큼 제주 동쪽지역 경제 성장의 중심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쇼핑, 관광 뿐 아니라 국제적 금융과 같은 기능들도 올 수 있다”며 “이 지역에 투자도 유치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방향으로 (에어시티를)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2공항 건설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공항 건설이)10년인데 너무 길다. 예비타당성 조사 최소 1년, 기본계획 최소 1년 등 설계 전 단계가 3년이나 잡혀있다”며 “내일(11일) 서울 출장에서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하게 되는데,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하든지 최대한 앞당기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토부와 논의해 다른 지연 요인만 없다고 하면 2023년 개통을 목표로 해볼 수도 있다”며 “지역에서 별다른 시간 지체만 없으면 2년을 더 앞당겨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오전 국토부는 제2공항 개장 시기를 '2025년 이전'으로 발표한 바 있다.
원 지사는 “건설이 지체되다보면, 중앙정부 입장에서도 국토부는 열심히 하고자 하는데 정권이 여럿 바뀌고 국가 재정이 어려워지면 조금씩 조금씩 늦춰진다. 빌미를 줘서는 안된다”며 “도정책임자로서 제주도 내 요인으로 인한 지체는 없어야겠다는 게 저의 바람”이라고 도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현장 특별취재팀 = 문준영, 이동건 기자, 박재홍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