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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읍 주민들이 제2공항 건설 관련 보고회를 경청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특별취재팀.
제주 공항 인프라확충 타당성조사 용역 결과 보고회가 10일 오후 2시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에서도 열렸다. 주민 대부분은 ‘갑작스러운 발표’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온평리 주민들은 “제2공항 부지 대부분이 온평리에 속해 있는데, 발표는 왜 신산리로 됐느냐”며 따져 물었다.

성산읍사무소에서 열린 공항 인프라 확충 용역 결과 보고회에는 성산읍 신양리, 성산리, 오조리, 시흥리, 고성리, 수산1리, 난산리, 신산리, 삼달1리, 신풍리, 신천리 각 이장과 성산읍 주민자치위원회, 노인회, 새마을부녀회, 연합청년회 등 주민들이 참석했다.

김병종 한국항공대학교 교수의 발표가 끝나자 한 주민은 “오늘 언론을 통해서 성산읍에 공항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았다. (제2공항)예정지로 포함된 줄도 몰랐다”며 “사전에 주민들에게 예정 부지라고 언급이라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지금 당장은 제2공항이 성산에 이익이 될지, 피해를 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어떤 선택을 해야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온평리 주민들은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온평리 주민들은 “지도를 보면 온평리가 공항 부지의 70%를 넘게 차지한다. 언론에 발표는 신산리라고 해놓고...”라며 “온평리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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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평리 주민이라고 밝힌 한 중년 남성이 온평리 땅 대부분이 외지인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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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 관련 보고회에서 성산읍 주민들이 받은 자료. ⓒ제주의소리 특별취재팀.

실제 이날 보고회에서 주민들에게 나눠준 자료를 보면 제2공항 부지 대부분이 온평리를 가로지른다.

제2공항 예정지가 전체 온평리 면적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반면, 신산리는 온평, 난산, 수산, 고성리 등 5개 마을 중 가장 적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제2공항 예정지는 신산리가 아니라 온평리라고 해야 맞는 상황.

온평리 주민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김 교수에게 제2공항 예정지 명칭을 '신산리'로 국한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설명하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에 김 교수는 “협의를 통해 공항부지 명칭을 정하겠다. 공항부지가 신산리라는 것은 임시적으로 붙인 것”이라며 “추후 공항이름은 온평공항, 신산공항, 성산공항 등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주민들과 협의하겠다”고 명칭 변경 가능성을 예고했다.

또 온평리 주민들은 “온평리 땅 60~70%가 (주인이)외지인이다. 그 사람들이 피해를 보겠나? 온평리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가진 것이 얼마 없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부분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원 지사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보상에 대해 언급했다. 한 주민은 예전과 지금 성산의 땅값이 달라졌기 때문에 현재의 시세로 보상금이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원 지사는 “모두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추후 여기 주민들이 협의체를 만들면 협의체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현장 특별취재팀 = 문준영, 이동건 기자, 박재홍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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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가 용역 결과 발표를 맡은 김병종 한국항공대 교수에게 무언가를 얘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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