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대학생아카데미] 유덕상 전 지사 “한계비용 제로시대, 제주자연 가치 더 높아져”


제주가 특별자치도 지위를 얻게 된 지 10년, 그러나 희망과 기대보다는 불신과 걱정이 더 큰 것이 현실이다. 특별자치도 출범의 주역인 유덕상 전 제주도환경부지사는 “진정한 특별자치도를 완성하고 싶으면 도민들이 힘을 합쳐 중앙과 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원이나 제도를 주지 않는다”고 냉철하게 말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아카데미' 2015학년도 2학기 열 번째 강연이 18일 오후 4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렸다.

이날은 유덕상 전 지사가 ‘시장경제의 진화, 그리고 제주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유 전 지사는 제18회 행정고시 합격 후 경제기획원, 기획예산처, 건설교통부 등 정부 주요 부처에서 요직을 역임했고, 이후 제주특별자치도 초대 환경부지사와 제6대 제주발전연구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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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유덕상 전 제주도환경부지사. ⓒ제주의소리

그는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의 저서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나타나듯, 현 시대는 급격히 높아진 생산성으로 한 가지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지는 ‘한계비용 제로’ 현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1880년대 2차 산업혁명에 이은 3차 산업혁명 시대가 왔다면서 ▲사물인터넷 ▲3D프린팅 ▲온라인 공개강좌 ▲사라지는 일자리 ▲프로슈머(Prosumer, 생산자이면서 소비자) 등의 특징이 점차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전 지사는 “진행되고 있는 3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소유의 시대는 접속의 시대로, 시장경제는 공유사회로 변한다. 특히 사회적기업, 사회적공유자본, 지속가능한 생태계가 중심이 되는 협력적 공유사회의 모습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 전 지사는 제주가 보유한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화산석, 비, 바람, 태양이 만들어내는 청정환경, 물, 재생에너지는 제주를 책임지는 값진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제주어로 상징되는 고유한 문화, 마을공동목장 등 제주의 문화유산은 제레미 리프킨이 강조한 ‘협력적 공유사회’ 가치와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유 전 지사는 제주의 무기를 ▲쾌적한 관광서비스 ▲지속가능한 생태계 ▲관광인프라 확충으로 꼽으면서 “제주만의 문화를 융합한 관광상품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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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의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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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덕상 전 부지사는 특별자치도만의 권리나 제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주도민들의 하나된 뜻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다만 현재 상황은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면세점, 각종 관광지들이 제주에서 이익을 독점하면서, 이익을 지역사회에 돌려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유 전 지사는 “기업들이 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특별자치도만의 제도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도민들이 힘을 합쳐 중앙정부와 싸워서 특별자치도의 권리를 얻어내야 한다. 뭉쳐서 싸우지 않으면 중앙에서 결코 지원해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 전 지사는 제주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에 분배하기 위해 카지노, 대형 쇼핑몰 같은 사업도 유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제주의 자연유산은 가장 중요한 가치다. 우리 세대에 다 써버리지 말고 후세에 그대로 남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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