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온평·난산·수산1리 대책위 구성...수산2·고성리는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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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지역 6개 마을 중 4곳이 반대 입장을 확정했다. 사진은 21일 대책회의에서 반대 결의문을 읽고 있는 수산1리 주민들. /사진 제공=수산1리 ⓒ제주의소리

제주 제2공항 예정지로 선정된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의 6개 마을(신산·온평·난산·수산1·수산2·고성리) 사이에서 공항 건설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4개 마을은 이미 반대대책위를 꾸렸거나, 구성을 확정했고, 나머지 2개 마을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확인 결과 23일까지 4개 마을이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지난 16일 온평리를 시작으로 22일 신산리에 이르기까지 회의를 열어 마을 공식 입장으로 ‘제2공항 건설 반대’를 확정지었다.

수산1리는 21일 오후 6시 주민과 향우회 등 200여명이 마을회관에 모여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공항 건설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30명으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23일 저녁 첫 회의에서 위원장 선출과 함께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수산1리 오찬율 이장은 “한 명도 빠짐없이 마을 주민들이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오늘 저녁 대책 회의를 통해 앞으로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21일 회의에 참석했던 수산1리의 한 주민은 “강력히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었다”며 “이번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조사)용역 결과를 발표한 국토부 관계자와 직접 소통을 하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전했다.

난산리도 지난 21일 오후 6시 마을 노인회관에서 90여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고 21명으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번 주 내 위원장을 정하고 앞으로 활동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찬반 투표를 실시해 구체적인 마을 분위기를 외부에 알린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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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열린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임시총회. 이날 주민들은 제2공항 건설 반대 입장을 확정지었다. /사진 제공=난산리 ⓒ제주의소리

난산리 김길호 이장은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난감해하고 있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수산2리와 고성리는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

수산2리 고대인 이장은 “아직 찬성, 반대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며 “임원회의 등을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의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리 정성수 이장도 “지금은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며 “아직 제2공항과 관련한 임시총회나 대책위 구성은 계획된 바 없다”고 말했다.

6개 마을 중 4개 마을이 일찌감치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제주 제2공항은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제주도는 원희룡 지사가 이달 중순 직접 마을을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23일 저녁 도 전역에서 특별반상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여론전에 나섰으나, 이미 예정지 마을들이 차례차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 추진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일대 495만㎡ 부지에 사업비 4조1000억원을 투입해 길이 3.2km이 활주로와 여객터미널을 짓는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당일 원희룡 지사는 담화문을 통해 제2공항 건설이 제주 역사상 최대규모의 사업이자, 제주를 미래로 이끌 제2의 전환점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원 지사는 예정지 마을을 방문할 때다마 '특별한 보상'을 언급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으나, 현지 여론은 그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공항부지는 성산읍 신산·온평·난산·수산1·수산2·고성리 등 6개 마을에 걸쳐 있다. 전체 사업부지의 70% 가량은 온평리에 속하고, 나머지 30%는 난산·수산1·수산2·신산·고성리에 걸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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