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제주 섬은 꽃밭이다. 벚꽃, 진달래, 명자나무 꽃, 유채꽃. 봄을 기다리는 꽃이 어김없이 얼굴을 내민다.
4월의 제주 섬은 환상의 섬이다. 노란 유채꽃 물결이 온 섬을 흔들거리면, 제주 섬은 환상 속에 젖는다.
자연이 숨쉬는 곳에는 여지없이 피어나는 봄꽃. 척박한 남녘의 섬을 노랗게 물들인 유채꽃 꽃길을 달려가 보았다. 도심지의 공간 속에 살다, 잠시 도심 밖으로 달려가 보니 길 따라 흐르는 것이 유채꽃이다. 슬그머니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아보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무리들이 하늘거리며 날개 짓을 한다. 꽃무리들의 흔들거림에 온 세상이 어지럽고 멀미를 한다.
중턱까지 노랗게 물들인 봄의 화신. 지난 겨울 이 섬에 누가 꽃씨를 뿌렸을까? 작은 자투리땅에도, 길과 길의 경계선에도, 바다 근처 적막한 어촌마을에도, 해발 450고지 한라산 중턱에도 노랗게 물들었다.
자연은 차별하지 않는다. 씨를 뿌렸던 곳에는 어느 곳이든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는 이치. 그렇기에 대자연만큼 위대한 것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