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노란 꽃길 달리는 환상 속 드라이브

▲ 풍차와 유채꽃. ⓒ 김강임
4월의 제주 섬은 꽃밭이다. 벚꽃, 진달래, 명자나무 꽃, 유채꽃. 봄을 기다리는 꽃이 어김없이 얼굴을 내민다.

4월의 제주 섬은 환상의 섬이다. 노란 유채꽃 물결이 온 섬을 흔들거리면, 제주 섬은 환상 속에 젖는다.

▲ 북제주군 조천 진드르12번 도로에서 바라본 한라산 풍경과 유채꽃 꽃길. ⓒ 김강임
자연이 숨쉬는 곳에는 여지없이 피어나는 봄꽃. 척박한 남녘의 섬을 노랗게 물들인 유채꽃 꽃길을 달려가 보았다. 도심지의 공간 속에 살다, 잠시 도심 밖으로 달려가 보니 길 따라 흐르는 것이 유채꽃이다. 슬그머니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아보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무리들이 하늘거리며 날개 짓을 한다. 꽃무리들의 흔들거림에 온 세상이 어지럽고 멀미를 한다.

▲ 오름중턱에도 유채꽃 물결로 물들었습니다. ⓒ 김강임
중턱까지 노랗게 물들인 봄의 화신. 지난 겨울 이 섬에 누가 꽃씨를 뿌렸을까? 작은 자투리땅에도, 길과 길의 경계선에도, 바다 근처 적막한 어촌마을에도, 해발 450고지 한라산 중턱에도 노랗게 물들었다.

자연은 차별하지 않는다. 씨를 뿌렸던 곳에는 어느 곳이든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는 이치. 그렇기에 대자연만큼 위대한 것이 어디 있으랴!

▲ 한라산으로 향하는 신비의도로 부근 ⓒ 김강임
99번도로를 달려본다. 한라산으로 인도하는 신비의 도로에 누런 벌판이 펼쳐졌다. 가을벌판이 이만큼 아름다웠을까?

제주의 4월은 온통 노랗다. 세상이 열린 곳이면 어느 곳이든, 길이 뚫린 곳이면 어느 곳이든, 노란 꽃송이가 흔들거리는 풍경. 그 속에 찌든 마음을 담가보기도 하고, 힘들었던 일상을 추스르기도 한다.

▲ 자동차 백미러에도 유채꽃 길이... ⓒ 김강임
유채꽃 길 위에 서 있으면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모두 노랗다. 달려온 과거를 자동차의 백미러 속에 묻고 미래를 향해 질주 해 본다. 어느새 가슴에 애드벌룬을 달고 둥둥 떠다니는 새가 되어 본다.

▲ 제주바다, 행여 꽃잎이 떨어질까 침묵하다. ⓒ 김강임
4월의 제주는 유채꽃의 계절이다. 겨우내 파도치던 바다마저도 침묵을 하고, 꽃잎이 떨어질까 숨을 죽인다. 지금 제주도는 모두 노랗다. 눈에 보이는 것도, 발길 머무는 곳도, 사람들의 가슴까지도 노랗게 물을 들였다.

현실 속에 노랗게 피어나는 희망. 누가 4월을 잔인하다고 했던가? 꽃씨 속에 희망이 있음을 겨울은 알고 있을까?

▲ 노란 유채꽃 꽃잎은 희망입니다. ⓒ 김강임
몽글몽글 피어나는 꽃봉오리 속에 자연의 섭리가 숨어 있다. 그리고 노란 꽃잎마다 희망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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