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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아카데미 참가자들.

2015 부모아카데미 대단원... 명강의에 참가자 열정, '나침반 역할' 톡톡

2015 부모아카데미(나침반교실)가 지난26일 열여섯번째 강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시대의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배울 학(學)이 아니라 사나울 학(虐)의 학부모는 아닐까. 부모아카데미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진정한 부모의 역할을 되짚었다.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의소리]가 함께한 부모아카데미는 너무나 뜨거운 사교육 시장에 내몰린 우리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길잡이는 부모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참 부모가 되기 위한 자녀 인성지도와 대화법, 진로 지도, 폭력 예방 등의 교육을 통해 부모 자신의 불안감도 떨쳐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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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원 아름다운배움 부설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

이러한 목표에 맞게 국내 내로라하는 교육 전문가들이 아카데미 무대에 섰다. 강사 중에는 한때 강남에서 잘 나갔던-나중에는 방향을 확 틀었지만-스타 강사, 이른바 '족집게 강사'들도 여럿 있었다.

 

지난 6월1일 첫 강연과 11월26일 마지막 강연을 맡은 박재원 아름다운배움 부설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이범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고병헌 성공회대 교수, 김향숙 미앤위전략컨설팅 대표, 노규식 정신건강의학전문의, 고원형 아름다운배움 대표 등이 그들이다.

또 오승주 독서지도사, 노미애 상담가, 유영만 한양대 교수, 정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어사교육포럼 선임 연구위원, 양수진 정신의학과 전문의,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 장소영 감정코칭 1급 강사, 강영자 한국리더십센터 제주교육원장도 아카데미 무대를 빛냈다. 특히 강사진에는 도내외 인사가 고루 포진해 지역적으로도 조화를 이뤘다.

이들은 때로는 대한민국의 잘못된 교육현실을 따끔하게 꼬집었고, 때론 집에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자녀 지도 방법 등을 소개했다.

자녀는 부모가 차려준 따뜻한 밥 세끼를 '부모의 사랑'으로 인지한다는 점, 영어 조기교육론의 허구성, 뇌과학적 관점에서 어린 아이들 뇌의 발달,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 중2병에 대한 고찰 등 강연 내용도 풍성했다.

강사들이 재치 있는 입담을 펼칠 때면 참가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고, 안타까운 사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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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팟을 함께 묻어주세요"라고 유서를 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어느 중학생 사연을 듣고 안타까워 하는 부모아카데미 참가자들.

부모아카데미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릴 수 있었던 데는 열정적인 참가자들도 한몫했다.
 
지난 6월 부모아카데미 초반에는 참가자들이 강연에만 집중했다. 시간이 흘러 부모아카데미가 중반부를 지날 때쯤 참가자들은 어느새 친구 같은 사이로 변해있었다. 적지않은 부모들이 아카데미 단골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부모아카데미를 한 번도 참가 안한 부모는 있어도, 단 한번만 참가한 부모는 없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그만큼 참가자들은 강연을 유익하게 받아들였고, 일주일 후를 기다리곤 했다. 강사들은 '족집게 이력'을 발휘해 부모들의 가려운 점을 잘 긁어줬다. 심지어 모든 강연은 무료.

 

특히, 부모아카데미는 일방적인 강연 형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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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범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겸 교육평론가.

총 강연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안팎. 단순 강연은 이보다 20~30분씩 줄였다. 참가자들이 질문하고 강사가 답하는 일문일답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강사들은 예상치못한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응했다. 간혹 아이와 관련해 예민한 질문이 나오면 강연을 마무리한뒤 질문자와 별도의 상담시간을 가진 강사도 있었다. 

3살, 6살, 9살 세 아이를 키우는 안혜숙(46)씨는 부모아카데미 단골 참가자다. 다소 늦게 아카데미 소식을 접한 뒤로는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부모아카데미를 다녀오면 이상하게 아이들이 좋아해요. 강연장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실천하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아이들이 ‘엄마, 평소와 달라졌어’라며 더 따르기 시작했어요. 평소보다 더 온화해진 것 같고, 자녀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마다 부모아카데미에서 배운 것을 되짚어보면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부모아카데미는 특히 일문일답 시간이 좋아요. 다른 사람의 질문이 꼭 내 얘기 같아서 공감이 되는데, 그 질문에 명쾌한 답이 돌아오니까 말예요. 주변 친구들에게도 강연이 있는 날마다 같이 가자고 앞장서는 편이에요. 강연이 끝나고 친구들과 같이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토론도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김영자(43)씨는 자신의 고민이 부모아카데미를 통해 많이 해결됐다고 했다. 그 역시 부모아카데미 단골이다.

“세상에 1등이 있으면 꼴등이 있다는 생각을 언제나 갖고, 아들에게도 학습 보다는 인성을 강조해왔어요. 하지만, 주위 부모들을 보면 사교육이다 뭐다 바빠서 ‘내가 잘못된 것인가’란 생각을 갖기도 했어요. 부모아카데미 강연을 듣다보니 제 생각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죠. 아들에게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어 기뻐요”

[제주의소리]는 부모아카데미를 꾸준히 찾은 참가자들에게 수료증을 수여하기로 했다.

또 모든 강연 내용을 책으로 엮어 이들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도내 초·중·고교에도 비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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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연장을 가득 메운 부모아카데미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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