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해군제주기지전대 12월1일 창설…해군 "공사 진척률 94%, 연내 완공목표" 

건설장비는 쉴새 없이 움직였고, 각종 공사 자재는 널브러져 있었다. 여기저기 파헤쳐진 공사현장은 해군기지 건설로 두동강이 난 강정마을 공동체의 생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해군본부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들어서는 민군복합항(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공정률 94%. 

해군기지 찬반 갈등과 건설자재 파동, 잦은 비 날씨 등으로 예정보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연내 완공이 불투명해 보였지만, 해군은 어떻게 해서든 연내 완공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해군은 오는 12월1일 해군제주기지전대(대령급)도 창설한다고 밝혔다. 제주민군복합항의 부대 경계, 계류함정에 대한 군수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같은 날, 기존 해군제주방어사령부를 해체하고 해병대사령부 예하에 9해병여단(준장급)을 창설한다.

해군제주기지전대 창설 이후 부대안정화와 전투부대 전개를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해군 제7기동전단 예하의 부산 71전대와 진해 72전대가 12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제주로 이전한다.

진해의 잠수함사령부 예하 잠수함전대(잠수함 3척)도 제주민군복합항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제주민군복합항은 '제7기동전단(준장급)'과 '해군제주기지전대(대령급)', '잠수함전대(대령급)'까지 '한 지붕 세 가족' 의 다소 복잡한 지휘체계 속에 출범하게 된다. 

해군제주기지전대는 목포에 있는 3함대 사령부의 지휘를, 잠수함전대는 진해에 있는 잠수함사령부의 지휘를 각각 받기 때문이다. 

당초 남방해역 영해 수호 등의 명분을 내걸고 제주민군복합항에 소장급의 함대사령부를 창설하겠다던 해군의 목표는 중장기 과제로 남게 됐다.    

해군은 제주민군복합항 건설 공사에 정부 예산 1조231억원을 투입해 함정 20여척(잠수함 3척)과 15만톤급 크루즈 선박 2척이 동시에 계류할 수 있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다. 

해군은 지난 9월16일 7600톤급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을 시작으로 세 차례에 걸쳐 함정 21척의 계류시험도 모두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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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제공한 제주해군기지 항공 사진. 함정이 정박해있지만, 주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모두 흙밭이다. ⓒ 해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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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모습. 해군은 연내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부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제주의소리

해군기지 건설로 기지 내 숙소와 군관사, 지역 숙소에 약 7000명의 해군 관계자가 상주할 예정이다. 이중 장병이 3000여명이고, 나머지 4000여명은 4인가구 기준의 장병 가족들이다.

해군은 제7기동전단(단장 준장)과 부대경계, 계류함정에 대한 군수지원 등을 위한 해군기지전대(전대장 대령)를 창설하는 대신 해군 제주방어사령부(제방사)는 해체 수순을 밟는다.

제주시 정실과 서귀포시 대정 등에 위치한 제방사에는 해병 9여단(여단장 준장)이 새롭게 자리를 잡는다.

이와 관련 변남석 해군기지사업단장(준장)은 “오랜 시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민과 군이 상생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민군복합항 건설을 위해 공사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군은 지난 25일 연내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해군기지 공사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해군의 호언장담(?)과 다르게 기자가 찾은 해군기지 공사 현장은 쉴 새 없이 중장비가 움직이고 있었다. 완공이 눈앞이라고 했지만, 해군기지 육상부지의 상당한 면적에서 여전히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해군기지 내부는 포장도로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또 대부분의 건물도 외부 공사는 끝났지만, 내부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직 오수, 급유, 급수 공사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연말 완공을 재촉이라도 하듯 인천함과 서애류성룡함, 대조영함 등 함정과 잠수함 손원일함 등이 벌써부터 강정 앞바다 제주해군기지에 정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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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모습. 해군은 연내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부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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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모습. 해군은 연내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부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가운데 해군기지 본관(흰색 건물)이 보인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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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제공한 제주해군기지 항공 사진. 함정이 정박해있지만, 주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모두 흙밭이다. 왼쪽 상단에 독신자 숙소(빨간 지붕 건물) 이외에는 모두 공사가 진행중이다. ⓒ 해군 제공.

앞서 16일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해군기지 공정률은 항만공사 96.18%, 육상공사 86.49% 등 총 93.5%였다.

제주해군기지의 주축인 항만공사는 삼성물산(1공구)과 대림산업(2공구)이 맡아 외곽방파제와 함정 계류용 부두공사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당시 공정률은 각각 97.31%, 94.57%였다.

29일 해군이 밝힌 공정률은 항만공사 96.5%, 육상공사 87% 등 총 94%. 13일 동안 항만 0.32%, 육상공사 0.51% 등 총 0.5%가 더 진척된 셈이다.

이제 2015년도 캘린더는 12월 한 장만 남겨 놓고 있다. 산술적으로 지금의 속도라면 최소 3개월이 더 걸려야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완공(完工)은 모든 공사를 완전히 마무리하고 행정절차인 '준공검사'를 완료한다는 의미이다. 연내 완공을 눈앞에 뒀다는 해군의 발표와 다르게 해군기지 공사현장은 연내 마무리가 불투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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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함정이 정박한 상황이지만, 바로 옆에서 공사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고,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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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모습. 해군은 연내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부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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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모습. 해군은 연내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부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제주의소리

해군기지 연내 완공 차질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7월 지역 도급업체의 골재난과 시멘트 물량 부족사태로 콘크리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또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제주도 3개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대륙고기압과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변화가 크고, 12월과 1월 강수량은 평년을 뛰어넘는다. 즉, 평년보다 비나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사가 시급한 상황에서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고있는 셈이다.행정자치부 예규에 따르면 정부를 상대로 한 계약대상자는 준공기한에 공사를 완성하지 못하면 지체일수마다 계약서에 정한 지연배상금률을 계약금액에 곱해 산출한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해군은 어떻게 해서든 연내 공사를 마무리해야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해군은 공사 완공에 대한 시각차이라고 설명했다.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공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완공을 앞뒀다고 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해군 관계자는 “해군기지 공사는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은 조성됐다.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것은 기본 조경과 도로 포장 등 미미한 부분”이라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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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모습. 해군은 연내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부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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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모습. 해군은 연내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부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멀리 독신자 숙소(빨간 지붕)가 보인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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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모습. 해군은 연내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부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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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모습. 해군은 연내 완공을 눈앞에 뒀다고 발표했지만, 기지 내부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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