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허창옥 의원

“‘제2공항 환영’제주를 도배하라? 원도정도 구태답습”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지난달 제주도내 언론에 실린 적이 있다. 이 기사의 주된 내용은 관제 여론몰이보다 진정성 있는 소통행정이 우선이라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아직도 행정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예산 중 예비비라는 항목이 있다. 예비비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이나 예산 초과지출에 충당하기 위해서 미리 일정액을 책정하여 두는 금액’으로, 예상하지 못한 시급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편성된 예산과목 중 하나다.

지난 11월10일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계획 발표와 맞물려 예비비에 대한 사용승인이 이뤄졌다.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홍보를 위한 3억원의 예비비 사용승인이 된 것이다. 과연 제2공항과 관련해 홍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일까?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홍보 관련 내부문서만 봐도 제2공항에 대한 홍보만을 고민했고 갈등관리나 피해도민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고민한 흔적이 전무한 것이다.

현재 지역주민들의 반대여론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공항인프라 확충이라는 당위성에 대한 논란이 아닌 해당 지역주민은 그 삶과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또한 국회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비 50억원이 미반영된 채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기본계획이 늦어지면 제2공항의 추진 일정이 모두 늦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공항주변 복합도시 조성사업 타당성 검토용역비만 계상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먼저인 것인가?

1.jpg
▲ 허창옥 의원.
12월7일 성산읍 신산리에 촛불이 켜졌다. 원희룡 도정이 말하는 주민피해 최소화, 갈등관리와 소통, 협치에 대한 갈망의 염원이 밝혀진 것이다.

객반위주(客反爲主)라는 말이 있다. 손님이 도리어 주인 행세를 한다는 뜻이다. 주객전도와 같은 의미다. 지금 도정에서는 제2공항에 따른 환영의 홍보가 먼저인지, 지역 주민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먼저인지 선후를 잘 판단해 추진하기 바란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허창옥 의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