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비정규직, 외부의존…제주사회 돌파구는?
고령화, 비정규직, 외부의존…제주사회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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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작년 지방선거 당시 공약으로 ‘사회적경제 시범도시’를 내세웠다. 당선 후 사회적경제 기본 조례를 제정하고 사회적경제위원회를 출범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1년의 기다림 끝에 제주 사회적경제의 밑그림이 될 ‘제주특별자치도 사회적경제 종합발전계획’이 공개됐다. 이 안에는 사회적경제의 필요성부터 현황, 비전과 기본구상, 구체적인 전략까지 담겼다. 말 그대로 ‘사회적경제 시범도시’의 청사진이다. <제주의소리>는 이번 종합발전계획에 담긴 핵심 과제를 진단하고, 사회적경제의 성공적 실현을 위한 지혜를 모으려 한다. [편집자 주]

[제주의 미래, 수눌음 경제] (1) 지금, 왜 제주에 ‘사회적경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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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사회적경제'는 제주의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유력 후보가 직접 '사회적경제 시범도시 조성'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웠을 정도였다. 사진은 2014년 5월 22일 제주사회적경제발전포럼이 도지사 및 교육감 후보들에게 ‘사회적경제 7대 정책의제’를 제안하며 개최한 기자회견. ⓒ제주의소리

민선6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사회적경제 시범도시’라는 지향점을 내걸었고, 사회적경제위원회와 관련 조례도 탄생했다. 도내 협동조합의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분위기와 환경은 일단 '파란불'이다.  

그러나 이것이 제주 지역사회가 사회적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지녔거나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지만 동시에 ‘왜?’라는 의문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왜 지금 제주에 사회적경제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은 “지금 제주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혹은 “지금 제주가 처한 사회·문화·경제적 상황은 어떠한가?”라는 물음과도 맞닿아 있다. 현재의 제주를 진단해보는 것이 곧 ‘왜 사회적경제인가’라는 물음에 좋은 대답이 되는 이유다.

첫 번째 대답은 ‘복지’다.

제주는 작년 기준으로 13.6%라는 높은 고령화율을 보이고 있다. 2025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인구 가운데 80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인구비율은 20.03%로 전국 16개 시도 중 3위, 8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9.12%로 단연 1위다. 장애인인구는 4년 사이 3.5% 증가했고, 다문화가정은 5년 사이 81.5%나 증가했다.

반면 제주도의 전체 예산 중 사회복지비 비중은 20.7%로 전국 17개 시도 중 거꾸로 2등이다.

고령화의 증대와 다문화가정, 저소득 한부모 가족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증가에 따른 효율적인 복지공급 부문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사회적경제를 통해 근로빈곤층, 장애인, 고령자, 경력단절여성, 이주민 등 취업애로 계층을 위한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두 번째는 ‘안정적인 일자리’다.

제주지역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7.8%로 전국 최상위지만,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의 비중이 높다. 작년 기준 제주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48.3%로 전국 평균 35.1%를 크게 웃돈다. 

일용근로자 비율 역시 9.8%로 전국 1위다. 양적으로는 무난하지만, 질적으로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고용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업의 육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까닭이다.

세 번째는 ‘내발적 경제성장 동력의 확보’. 쉽게 말해 외부 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더 높은 단계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제주경제는 관광과 관련된 산업이 지배하는 구조로 이뤄져 만일 관광산업이 정체 혹은 위기를 맞을 경우 제주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또 2차 산업이 극히 빈약한 편향적 구조는 안정적인 일자리보다는 비정규직 혹은 임시직 일자리들이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주의 산업구조는 1차 산업이 14.8%, 2차 산업이 3.9%, 3차 산업이 81.4%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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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사회적경제 종합발전계획은 단순히 사회적경제기업들에게만 유의미한 것은 아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행정당국, 시민사회, 경제계 전반, 마을 단위 지역사회 등 다양한 주체들이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2월 27일 제주도 사회적경제 종합발전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 당시 제시된 구상도. ⓒ 제주의소리

사회적경제를 통해 외부 의존형의 경제구조를 가능한 탈피하고, 지역 내 자원들을 연계한 산업을 성장.발전시켜 자립구조의 경제역량을 확보하고 동시에 안정적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추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주도의 GRDP에서 공공재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7.8%로 매우 높다. 동시에 그동안 공공조달에서 제주지역 산업의 한계로 인해 상당수가 외부의 대기업에 의존해왔다. 제주만의 향토기업, 관과 외부기업 사이에서 제주의 ‘민’이 설 자리가 없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은 지역공동체에 활성화에 직접 기여하는 기업이다. 때문에 이러한 사회적경제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야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서 말하는 ‘내발적 발전’이란 지역 자체의 경제적 역량을 모으고 지역자원과 기존 인프라를 잘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또 △농어촌 지역 마을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는 ‘지역균형발전사업’들 △급증하고 있는 귀농귀촌 인구 △지역자원을 활용한 6차 산업화의 중요성 대두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한 요구들 등의 시대적 흐름은 ‘협동과 연대’, ‘지역자원의 활용’, ‘지역주민 중심’ 등의 키워드와 밀접한 사회적경제의 요구가 커지는 또 다른 배경이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제주의 사회, 경제부문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해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종합계획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결과물이자, 사회적경제의 전반적인 발전의 밑그림을 제시할 첫 주춧돌이다. 앞으로 헤쳐나가야할 과제가 산적하다. 

고상호 제주도 경제정책과장은 “‘사회적경제 시범도시’ 조성 뒷받침을 위해 일자리 창출, 사회서비스 공급, 사회적 자본의 형성 등을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에 맞춰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단위 실천계획이 필요했고, 발전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 과장은 “사회적경제 발전기본계획을 매년 시행계획에 반영·추진할 예정”이라며 “행정은 판을 깔아주고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현장의 주체가 되는 민·관 협치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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