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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의경매에서 감정가의 10배에 새 주인을 만난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임야. 소나무와 잡목이 우거져있다. ⓒ제주의소리

표선면 하천리 임야, 3.3㎡당 33만원 '단박낙찰'..."제2공항 말고는 이해 안돼"

부동산 투자 열기가 뜨거운 제주에서 이번에는 중산간의 외진 임야가 감정가 보다 10배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

해당 토지는 제2공항 건설 예정지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여서 제2공항 건설 소식이 경매시장에까지 '묻지마 투자 열풍'을 몰고온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오전 제주지방법원에서는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임야 1653㎡(500평)가 임의경매에 부쳐졌다. 최저매각가격(감정가)은 1653만원. 낙찰가는 감정가의 딱 10배인 1억6530만원이다.

낙찰자가 조금의 오차도 없이 10배를 써낸 것으로 미뤄 해당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응찰 인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차순위자와는 응찰가에서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찰가는 3.3㎡(평)당 33만600원.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이곳의 공시지가는 평당 2만2248원에 불과했다. 낙찰가가 공시지가의 14.9배에 달한다.

비록 제2공항 예정지와는 자동차로 20분쯤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하나, 토지 자체로만 볼 때 낙찰가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무엇보다 해당 토지는 건축이 자유롭지 못한 맹지(盲地)다. 특히 소나무와 잡목이 우거져있다. 수목 밀식도 역시 개발행위의 가능 여부·정도를 결정하는 중요 기준이다.

더구나 이곳은 제주특별법상 경관, 생태계, 지하수자원 보전 3~4등급이다. 각종 행위 제한이 엄격한 편이다. 

눈에 띄는 점은 해당 토지는 물론 이웃한 토지 여러 필지가 똑같은 크기(500평)로 반듯하게 구획돼 있다는 점이다. 누군가가 덩어리 땅을 사서 분할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성읍민속마을, 나로우주센터 제주추적소와 가깝다는 점도 특이 사항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부동산 열기가 뜨겁다 해도 감정가의 10배를 주저없이 써 낸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며 "제2공항 말고는 설명이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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