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종서류 제출 과정에서 분양 신청가 25만원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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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소방서 인근에 위치한 제주 꿈에그린 모델하우스. 당초 지난해 9월 분양이 예정이었지만 4달 넘게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 제주의소리DB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아파트 한화 ‘제주 꿈에그린’이 분양가심사 직전 분양가 신청금액을 기습적으로 높여 제출했다. 기존 3.3㎡당 965만원에서 25만원 올린 990만원으로 분양가 심사를 최종 요청했다.

22일 제주시에 따르면 시행사인 하나자산신탁(대표 이창희, 당초 디알엠시티)는 지난 20일 제주시에 전체 759세대 중 분양가 심사를 요청한 410세대에 대해 연안지반, 암석지반 공사비에 대한 근거 등 추가 보완 서류를 접수하는 과정에서 분양 신청가를 3.3㎡당 990만원으로 올려 제출했다.

당초 시행사 측은 지난 달 11일 3.3㎡ 당 965만원에 분양가 심사를 신청한 바 있다. 그런데 분양가심사를 코 앞에 두고 갑자기 3.3㎡ 당 25만원을 올린 가격을 분양가로 신청한 것.

제주시 관계자는 “시행사 측에서는 당초 분양가 신청 시 계산에 착오가 있었다며 기존 신청가 보다 25만원 올린 가격에 다시 분양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시행사 측은 작년 2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3.3㎡ 당 850만원대를 고려했다고 밝혔으나, 지난 달 11일 965만원에 분양가를 신청했는데 이번에 또 3.3㎡ 당 25만원을 추가로 올렸다. 분양 신청가가 엿가락처럼 1년새 쭉쭉 늘어난 셈이다.

이미 3.3㎡ 당 965만원도 여론과 시민사회로부터 ‘지나친 고분양가’라는 비판을 받았던 상황에서 추가로 가격을 인상한 만큼 ‘폭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디알엠시티는 지난 2013년 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로부터 첨단과기단지 내 공공주택용 토지 2필지(총 9만4309.5㎡)를 332억원에 사들였다. 이는 3.3㎡(평)당 116만원 수준으로, 도심 지역보다 낮다.

제주지역 공공택지 중 가장 가격이 높은 지역인 노형동에 2012년 분양한 노형2차아이파크(174세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3.3㎡당 902만원에 분양됐다. 당초 신청가는 3.3㎡ 당 983만원이었으나 심사 과정에서 3.3㎡당 81만원이 깎였다. 당시 아이파크 시행사는 택지 매입비로  3.3㎡당 486만원을 지불했다.

이와 비교하면 3.3㎡ 당 370만원이나 택지비가 낮은데도 분양 신청가는 오히려 더 높다.

시행사 측의 급작스런 분양 신청가 변경으로 분양가심사위원회에는 더 많은 눈이 쏠리게 됐다.

제주도는 오는 27일 오전 11시 분양가심사위를 열어 제주 꿈에그린 분양가를 심사할 예정이다. 다음 달 12일까지가 임기인 이번 분양가심사위는 법학, 경제, 법률, 회계, 토목, 건축 등 분야에서 총 10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분양가심사위원회 위원장인 양석완 교수는 22일 <제주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과다책정되거나 폭리를 취하려는 사항이 있으면 엄격하게 줄일 것”이라며 “도민사회에서 지적되고 우려되는 부분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심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3.3㎡ 당 116만원에 땅을 구입해 990만원에 공급하겠다는 시행사 측의 계획에 대해 시민사회와 도민여론이 분양가 심사를 앞두고 적잖이 들끓을 전망이다. 동시에 칼자루를 쥔 분양가심사위의 결정에 더 큰 이목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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