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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대한항공 정비사들이 제주공항 계류장에 세워진 엔진 고장 항공기를 점검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5일 밤 착륙 직후 항공기 엔진덮개 파손 확인...1997년 제작 '기령 19년' 항공기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엔진 덮개 파손사고를 일으킨 항공기가 기령 20년에 가까운 노후 항공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비행기는 25일 제주공항에 체류중인 승객을 태우기 위해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이날 오후 11시6분쯤 제주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 임시편 KE1275편이다.

착륙 직후 여객기 오른쪽 둘레 10m의 엔진 덮개 절반 가량이 떨어져 나갔다. 파편까지 활주로에 널브러지며 일대 정리에만 한 시간 가량이 걸렸다.

당시 항공기는 승객없이 제주를 찾았고 기장과 승무원의 부상은 없었다. 현장에서는 잔해를 치우느라 1시간 가량 항공기 10여편이 지연운항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사고 항공기는 현재 운항이 중단된 상태로 제주공항에 계류중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오전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과 항공안전감독관을 제주로 보내 정밀 검사를 벌이고 있다.

이 항공기(HL7460)는 1997년 3월26일 생산된 미국 보잉사 B747-400기종으로 기령은 19년10개월이다. 기체 규모는 길이 70.66m, 높이 19.1m로 좌석은 335석으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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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밤 11시 제주공항 착륙과정에서 대한항공 항공기 엔진 덮개가 파손되는 사고가 났다. 26일 오전 제주공항에 계류중인 항공기의 엔진이 하부가 심하게 파손돼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25일 밤 11시쯤 제주공항 착륙도중 엔진이 파손된 대한한공 항공기가 제주공항 계류장에 세워져 있다. 이 항공기는 1997년 3월 제작된 기령 19년의 보잉 747-400기종이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대한항공은 같은 기종 11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7대가 올해로 기령 20년을 넘겼다. HL7490기의 경우 1994년1월23일 제작돼 기령이 23년에 이른다.

국토교통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9월 기준 국내 민간항공사가 보유한 항공기 313대 중 22%인 69대가 연식 15년을 초과했다. 이중 21대는 20년이 넘는다.

항공사별 기령 15년 이상 보유대수는 대한항공이 32대로 가장 많고 아시아나항공 21대, 에어부산 5대,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각 3대, 티웨이항공 2대, 진에어 1대 등이다.

연식별 항공기 상태는 정비와 운항 횟수에 따라 다르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기령 20년 이상 기종은 정비비용이 상대적으로 운항수익보다 높아 운항을 꺼린다.

국토교통부는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 강화를 위해 지난해 5월 8개 국적항공사와 노후 항공기 운항을 자제하도록 하는 ‘경년항공기 안전관리를 위한 자발적 이행협약’을 맺었다.

협약에서 대한항공을 포함한 항공사들은 임차한 항공기가 제작일로부터 20년이 넘기 직전 임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경년항공기 관리지침을 공동으로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기 자체의 문제와 정비불량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감독관과 조사관들의 정밀 조사 결과에 따라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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