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 평화협상과 5.1 오라리 방화사건, 평택에서 재현될 것인가?


   "1948년 4월 28일. 제주도 서남부 대정면 구억국민학교에서는 제9연대장 김익렬과 무장대 총책 김달삼 간의 팽팽한 담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김익렬과 김달삼, 때론 거칠게 때론 날카롭게 신경전이 오가면서 4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이들은 결국 타협점을 끌어냈고, 전투중지를 합의한다.

   그러나 이 날의 평화협상은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사흘 후인 5월 1일 오전 9시경, 제주읍 오라리. 무장대에게 피살된 한 여인의 장례식을 마치고 경찰은 돌아갔지만, 우익청년단들은 마을에 그대로 남아 좌익활동가로 알려진 사람들의 집을 골라 5가구 12채의 민가를 불태웠다. 그리고 이것은 미군 촬영반에 의해 동영상으로 생생하게 찍혔다. 그것이 우리가 보는 '제주도의 메이데이'이다."
 - 허영선이 지은 [제주 4.3](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6), 제3장 폭풍속으로 중 '메이데이'에서 발췌.요약

# 4.28 평화협상과 평택 기지 이전 民·軍 30일 담판
 
  58년 전 오늘(4월 28일), 제주도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대규모 유혈 사태를 막기위해 토벌대와 무장대간의 평화협상이 이루어졌고, 타협을 도출해 내었다. 58년이 지난 지금, 이틀 후면 이와 똑같은 담판이 벌어질 예정이다. 바로 평택미군기지확장에 반대하는 대책위와 국방부간의 대화이다.    

  국방부는 30일 미군기지 확장저지 팽성대책위원회 김지태 위원장과 문정현 신부 등 평택 미군기지 이전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관련 문제를 논의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런 발표는 했지만, 실제로는 이 지역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만들기 위해 상주시킬 병력에 대한 군사훈련을 해왔다. 또한 경찰은 오늘 오후에 수 백명의 전경과 5대의 헬리콥터를 동원해 대추리와 도두2리 일대 농지에 들어와 지형지물을 확인하는 등 다음 달 초순으로 예상되는 농지 285만 평에 대한 국방부의 철조망 설치 작전에 협조하기 위한 현장 답사를 벌였다.

 역사는 2번 반복된다고 했던가? 58년 전처럼 이번 협상이 평화로운 해결책을 도출해 낼 것인지, 아니면 결렬될 것인지 이번 일요일의 담판이 자못 궁금해진다. 설령 타협을 한다하더라도 다음 주로 예정된 철조망 설치작업을 강행한다면, 그것은 오라리 방화사건의 재현에 다름아니다.
 슬픈 역사를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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