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선 위해 도당위원장 직무정지 요구...문대림-위성곤 가시돋힌 설전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역 총선 후보자 6명이 한자리에 모여 아름다운 경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후보자들간 공정 경선을 위해 도당위원장 직무 정지 요구가 나오고, 서귀포시 선거구 문대림-위성곤 후보간에는 서로 언쟁이 오가는 등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22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신년 기자회견 및 4.13총선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역 총선 후보자 신년기자회견 ⓒ제주의소리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창일 도당위원장(제주시 갑), 김우남 의원(제주시 을), 제주시 갑에 출사표를 던진 박희수 예비후보, 제주시 을 오영훈 예비후보, 서귀포시 문대림-위성곤 예비후보 등 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기자회견에서 예비후보들은 "더불어민주당은 오직 실력으로 검증받겠다"며 "이제는 중앙에 의존하는 시대가 아닌 중앙을 설득하는 시대로, 집권여당 국회의원이 돼야 제주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중앙만 바라보는 청산돼야 할 구시대의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만이 4.3흔들기에 부화뇌동하는 정권에 맞서 제주4.3을 지켜낼 수 있다"며 "제2공항을 지역주민과 상생을 통해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정당, 감귤과 1차산업을 제주의 미래산업으로 키워낼 수 있는 정당, 제주관광이 도민에게 이익이 되도록 질적 도약을 일궈낼 수 있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강창일 도당위원장은 "역대 정권 중에서 제주도를 가장 홀대하고 있는 정권이 박근혜 정권"이라며 "아버지 박정희 정부에서도 장차관에 제주출신이 많았는데 이번 정권에서는 장관은 커녕 차관도 없다. 이렇게 홀대받고 무시해도 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위원장은 "제주는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는데  지금 오히려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뿌려놓은 씨앗을 열매를 맺고 잘 수확해야 할 때로 더 큰 제주를 위해서 출마하게 됐다"고 4선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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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역 총선 후보자 신년기자회견. ⓒ제주의소리
강 위원장의 경쟁자인 박희수 예비후보는 '새인물론'을 내세웠다.

그는 "제주도에서 당의 지지도가 형편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제주도당이 위기가 아니라 제주도의 위기, 대한민국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치와 철학, 새로운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예비후보는 "이번 총선은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대통령 선거 초석을 깔게 되는데 도민들의 뜻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새로운 인물이 일할 때가 됐다"며 "경선을 2주 앞두고 있는데 공정경선을 위해 도당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돼야 한다"고 즉석에서 건의했다.

강 위원장은 "불공정 경선에 휘말리지 않도록 오늘 이 자리에서 약속을 한다"며 "경선이 끝날 때까지 도당위원장 직무를 정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우남 의원은 "총선에서 압승을 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저희들이 도민들에게 다가서는 알뜰살뜰한 공약을 기반으로 해서 지역주민과 호흡하고, 소통하면서 이번 선거가 도민들에게 감동이 되고, 희망이 되고 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일심동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영훈 예비후보는 3선 현역의원들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오 후보는 "3선 의원들이 도민의 이익을 위해 무엇을 했나. 올겨울 한파로 감귤과 농작물이 썩어 문드러졌고, 아직도 못딴 감귤이 있는데도 제주도 당국은 실태조사도 못하고 있다"며 "정부 관계자가 제주도 내려오게 해서 실태조사를 하도록 해서 현장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도당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는 "도민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지 찾아야 한다"며 "저도 도당이 제대로 설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경전은 문대림-위성곤 후보의 발언에서 정점에 달했다.

문 후보는 "출마선언하면서 위성곤 후보와 공정한 경쟁, 멋진 경선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며 "제주의 가치 지키는 정치, 제주다움, 서귀포다움을 지켜내는 정치, 도민 호주머니를 채우는 정치를 통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위 후보는 "지방의회에서 10년 의정활동을 하면서 제주를 공부하고 배우게 됐는데 지방의원으로 한계를 느껴서 출마하게 됐다"며 "지역주민 목소리를 대변하고, 주민이 국가정책의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위 후보는 "제가 문대림 후보에게 아름다운 경선을 하자고 공개적 제안을 했는데 아직까지 답이 없다"며 "문 후보가 저의 제안에 답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문 후보는 "아름다운 경선에 대해 저나 위 후보께서 출마 기자회견 때 이미 약속한 사안"이라며 "위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제안했는데 대답할 가치를 못느꼈다. 지나친 이미지 정치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위 후보는 "문 후보께서 사적 제안이 없었다고 하는데 사실상 제안을 했고, 제가 그 제안에 대해 응대했는데 문 후보께서 저의 제안을 수용 안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양 후보의 신경전이 격해지자 강창일 도당위원장이 중재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문 후보는 "위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읽어보지 않았다. 아름다운 경선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위 후보의 기자회견은) 제가 보기에 이미지정치의 극치"라고 재반박했다.

문 후보와 위 후보가 서로 한차례씩 치고받은 끝에 공정경선 결의문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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