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일·현덕규 “후보단일화”전격 합의 vs 이연봉 “정치적 야합” 맹공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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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공천장을 거머쥐기 위한 경선을 앞두고 예비후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25일 부상일-현덕규 후보가 '단일화'을 선언하자, 이연봉 후보는 "정치적 야합'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제주의소리
새누리당 공천장을 거머쥐기 위한 경선을 앞두고 예비후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본선 경쟁력을 갖기 위한 사전 교통정리”라는 주장과 “정치적 야합”이라는 주장이 정면충돌하는 등 예비후보들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합종연횡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린 곳은 제주시 을 선거구. 새누리당 간판으로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자들이 넘쳐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먼저 언론을 불러모은 건 부상일-현덕규 예비후보다. 이들은 25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국회의원으로는 민생문제를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다. 바꿔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본선 경쟁력 있는 후보가 본선에 진출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두 후보는 “12년 동안 계속된 야당의 기득권을 이번에도 끝내지 못한다는 엄연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막중한 마음으로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며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이 밝힌 후보단일화 방식은 둘 중 누구라도 중앙당 경선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먼저 탈락하는 후보자는 살아남은 후보자의 승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게 골자다. 다만, 두 후보자 모두 결선(2차경선)에 진출할 경우에는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도록 적극 협조키로 했다.

두 후보는 서울대 법대 동문(현덕규 41회, 부상일52회 졸업)이면서 나란히 사시 출신(현덕규 32회, 부상일 41회 합격)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워왔다는 점에서 이날 ‘후보 단일화’ 선언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후발 주자인 현 후보는 도당위원장 출신인 부 후보를 향해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제주시 을 선거구 무공천 사태를 초래한 해당행위자”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후보단일화 논의에서 배제된 이연봉 예비후보가 즉각 반발했다. 이 후보는 부 후보의 고교(제주일고) 선배이자, 부·현 후보의 법조계 선배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부·현 후보의 ‘단일화’ 합의를 “정치적 야합, 밀실 야합”이라고 규정한 뒤 “어제 중앙당 공천관리위위원회 면접을 통해 공정한 경선을 약속한 지 하루도 안돼 두 후보가 정치적 야합을 했다.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부상일 후보에 대해서는 “4년 전 배우자의 선거법 위반으로 공천권을 취소당해, 그 여파로 총선에서 새누리당 참패를 당하게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덕규 후보를 향해서도 “‘해당행위자’라고 비판했던 상대후보와 힘을 합치겠다는 것은 코미디다. 제주도민과 새누리당 당원을 우롱하는 정치 야합”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부 후보를 향해서는 도당위원장을 지냈고, 두 번이나 총선 후보로 나섰음에도 지난 2012년 총선 이후 책임당원들이 매달 내는 월 2000원의 당비를 한 번도 내지 않았다며 치부를 건드렸다.

후보단일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10일 서귀포시선거구에 출마한 김중식-허용진 예비후보(새누리당)가 ‘후보 단일화’를 선언한 바 있다. 동향이면서 초·중·고교 동문이라는 점 등 지지층이 겹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당시는 두 후보 모두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하위권이어서 선거판을 뒤흔들 만큼의 파괴력을 발휘할 지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부상일-현덕규 후보의 ‘단일화’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력 1위 후보가 끼었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컷오프와 2단계 경선을 앞두고 후보들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면서 물고 물리는 생존게임에서 누가 한 장뿐인 공천장을 거머쥐고 4.13본선 무대에 설지 정가의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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