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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제주도 고입제도개선 공청회가 열렸다.

제주 고입제도 개선 공청회...교육청 "소질·적성 감안해 비교과 배점 상향"

2019학년도부터 제주 고입선발고사가 폐지되고 내신 100%에 의한 고입 전형이 결정된 가운데, 제주도교육청의 방침처럼 비교과 점수 비율이 높으면 오히려 사교육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4일 오후 4시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2019학년도 제주특별자치도 고입제도 개선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장은 300여석이 가득 찰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도교육청은 학년별 내신 반영 비율을 기존 1학년 10%, 2학년 34%, 3학년 56%에서 1학년 10%, 2학년 30%, 3학년 60%로 변경할 계획이다.

또 내신 점수는 기존 총점 180점에서 300점으로 늘려 백분율이 매겨진다. 기존에는 내신 180점, 고입선발고사 180점으로 산정됐다.

특히 비교과 내신 성적이 강화됐다. 출결점수 5%, 독서활동 5%, 인성 5%, 봉사활동 5%, 자율활동 5%, 동아리활동 5% 등 총 30%다.

강동우 도교육청 학교교육과장은 “대입에서 수시 비율이 증가하면서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이 중요해졌다. 그에 맞춰 고입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00점 만점 중 교과 점수는 210점, 비교과 점수는 90점으로 비교과 점수가 내신 성적의 30%”라며 “당초 비교과 내신은 출결 점수와 봉사, 수상 뿐이었지만, 2019학년도 고입 대상자부터 독서, 인성, 자율, 동아리 활동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독서, 인성, 자율 활동은 기존 수상 영역이 세분화된 부분이다. 또 학교 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인성 점수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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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우 제주도교육청 학교교육과장이 고입제도 개선안을 설명하고 있다.
강 과장의 고입제도 개선안 설명이 끝난 뒤 진희종 전 방송인이 좌장을 맡아 우옥희 남원중학교 교장, 김순관 도교육청 교육국장, 부공남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김영환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김형훈 미디어제주 편집국장이 토론을 벌였다.

김순관 교육국장은 일반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역할을 맡았다.

토론자들은 고입 제도 개선에 대체로 찬성하면서도, 부작용을 막기위한 세심한 대책을 주문했다.

우옥희 교장은 “비교과 점수 비율이 높아지면 다양한 학교교육활동을 저해하고, 사교육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서, 인성, 수상실적 등 다양한 비교과 영역 점수 확보를 위해 학부모들이 자녀를 사교육시장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취지다.

우 교장은 “내신 100%로 고입 선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12개 시·도 중 경기, 강원, 세종시를 제외한 9개 시·도는 교과 240점, 비교과 60점으로 비교과 비율이 20% 수준”이라며 “교육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교과 관련 사교육비는 감소 추세지만, 예체능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다른 지방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비교과를 중심으로 한 대입 전형이 존재한다. 하지만, 고입은 일정 수의 학생 선발 방식이다. 학생들이 독서, 자율, 동아리 활동을 할 때 행복해야 한다. 고입이라는 굴레로 점수 때문에 학교교육활동의 다양성이 저해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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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옥희 남원중학교 교장.
또 중간, 기말 고사 중심의 학생 평가가 되면 안된다고도 강조했다.

우 교장은 “학생들의 수업 시간 태도 등이 학생기록부에 기술되고, 고입 성적에 포함된다. 자칫 중간, 기말고사 등 객관식 위주 시험 성적으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간, 기말 고사 횟수를 줄이고, 중간 과정 평가를 늘려야 한다. 독서 활동 등을 수상 비교과 영역에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가 수업 평가 점수에 반영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부공남 교육의원은 고입선발고사 폐지로 인한 학력 저하와, 사교육비 증가, 도·농 격차 등을 우려했다.

그는 “고입선발고사로 인해 학교 교육의 본질이 왜곡되는 상황에서 도교육청이 폐지방침을 내놨다. 폐지에 따른 우려도 뒤따른다. 일선학교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읍·면지역 학교 경쟁력을 강화해 많은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환 운영위원장협의회장은 “고입제도 개선은 제주시 동(洞)지역 일반고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낙인 문제를 해결하고, 특성화고의 미래인재형 양성교육전환이 중점”이라며 “평생 동안 쓰지도 않을 지식을 대입을 위해 암기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의 잠재력을 이끌어주는 방향의 교육이 필요하다. 제주형 교육을 지금부터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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