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이 앞섰나? "제주도민 주거실태 진단-처방 허술"
의욕이 앞섰나? "제주도민 주거실태 진단-처방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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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최근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지표에서 제주는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단연 전국에서 가장 ‘핫’한 노른자위로 떠올랐다. 불과 5~6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집값이 치솟자 무주택자와 저소득층, 청년계층은 물론 도민 사회 전반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이 시점에서 제주지역 전반의 집값 실태를 점검해보고, 도민의 주거복지 향상 방안을 모색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제주 주거복지, 해법은] ④ 원 도정 주거복지 종합계획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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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말 제주도가 발표한 주거복지 종합계획. ⓒ제주의소리

급상승하는 집값과 땅값,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 만나면 이젠 날씨가 아니라 부동산 얘기부터 꺼내는 게 일상다반사. 몇 년 전과는 많이 달라진 풍속도다. 상황이 이쯤 되자 당국도 종합대책을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

제주도는 작년 12월 30일 ‘제주 주거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매년 1만호씩 총 10만호를 공급하되, 이중 3만호는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1만2000호, 청년층과 노년층을 위한 행복주택 8000호, 중산층과 이주민을 위한 뉴스테이 주택 1만호 등이다.

원도심 재생사업과 공공임대주택공급, 읍면지역 택지개발과 소규모 택지개발을 망라한 ‘올레주거지구’ 조성도 제시했다. 이날 거론된 ‘분양가상한제’는 지난 달 25일 제주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 주요과제로 포함되면서 구체화됐다.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원희룡 도정이 야심차게 내놓은 마스터플랜이다. 저소득층을 비롯해 도민 사회 전반의 주거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대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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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2월 30일 제주 주거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의소리DB

“제대로 된 진단 없었다...정책 세밀함도 부족”

그러나 의욕만 앞선 탓일까?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실태조사의 미비’과 ‘구체적 방안 부족’은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실제 제주형 주거복지 종합계획을 살펴보면 일반현황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동향만 제시됐을 뿐 정확한 실태조사나 원인진단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인구와 세대 현황, 주택현황, 지가 상승률과 거래 증가에 따른 내용은 나타나 있지만 그 이상은 없다.

주거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는 물론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택에 대한 수요 역시 세밀하지 않다. 1인 세대의 증가폭에다, 나머지를 2.5인 정도로 추정한 뒤 1년 주택 수요를 약 1만호 정도로 예상한 게 전부다. 처방에 앞서 ‘진단이 부재했다’는 비판이 가능한 대목이다. 여기서 진단은 주거실태조사를 말한다.

정수연 제주대 교수(경제학과)는 “실태가 정확히 파악돼야 어느 부분이 취약하고 심각한지를 알 수 있고 그래야 단계별 정책이 나올 수 있는데 그게 안돼 있으니 문제”라며 “정확한 조사 없이 진행하면 임대주택을 기껏 만들어놓고 딴 사람(다주택 소유주, 투기세력 등)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 임대주택이 어느 정도 공급돼야 되는지, 그 수가 적정한지 기초파악이 안된다”며 “실태조사를 먼저 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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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주거복지 종합대책의 앞 부분 목차. 정확한 실태조사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제주의소리

세밀한 방향성의 부재도 또 다른 빈틈이다.하나하나 항목을 들여다보면 이런 부분은 한 두 개가 아니다.

문구의 모호성과 구체적 근거의 부족이 눈에 띈다.

가령 ‘미래세대를 위한 올레형 주거단지(신택지개발) 공급’이 주요 정책 중 하나지만 과연 미래세대들이 어떤 걸 원하는지에 대한 사전 파악은 돼있지 않다.

삼무형 주거환경정비로 도민의 삶을 향상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세부내용으로 들어가보면 ‘도시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기반시설 정비’ 부분은 기존의 물리적인 개발과 큰 차이점이 없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처럼 임대주택 공급과 저소득층 주거비용 지원 외에는 오히려 도시개발사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과거의 물리적인 개발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제주도의회 '제주특별법 제도개선 및 토지정책 특별위원회' 소속 김태석(노형동 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거기본법에도 주거실태조사를 한 뒤 주거종합계획을 세우도록 돼 있는데, 제대로 진단이 돼 있나 의문이 든다”며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원 도정의 주택보급 정책을 큰 틀에서는 찬성한다. 다만 어떠한 근거에서 이런 계획이 나왔느냐 하는 부분이 나타나 있지 않다”며 “임대주택과 관련해서도 저소득층을 위한 공급 물량이 이 정도면 충분한지, 또 이주민과 서민층에 대한 공급이 저 정도인 근거가 뭔지, 또 연도별 계획이 구체적으로 어떤지는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체적 프로그램만 나오고 구체적인 밑그림이 안나왔다”며 “중요한 것은 바로 ‘근거’”라고 덧붙였다.

정수연 교수 역시 택지개발에 대한 모호성을 지적하며 “택지개발에 대해서 구체적인 밑그림이 없다. 어떻게, 또 어떤 방식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조성할 것인지에 대한 얘기가 없다”며 “택지개발이 어떻게 될 지 아무도 콘셉트를 잡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달 4일 제주도는 LH, JDC, 제주도개발공사와 함께 ‘주거안정 업무협의체 구성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공유지, 공사 보유 택지, 신규 택지개발 등을 적극 활용해 2025년까지 수눌음 공공임대주택 2만호를 공급키로 했다. LH 9000세대, 개발공사 9000세대, JDC 2000세대다. 우선적으로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간 3000세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2017년부터 주거복지에 300억원, 공공임대주택건설에 500억원, 택지공급에 400억원 등 매년 1200억원을 투입한다는 구상도 공개됐다.

이처럼 당국은 주거복지 종합계획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임대주택 공급’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진단 없이 처방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을 잠재울 세밀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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