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르포2] 서울에서 열린 촛불행사

▲ 역 안에 설치된 TV를 통해, 평택 유혈진압 때 연행된 사람들을 구속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6일 오전, 평택역으로 빠져나온 뒤, 모 처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다. 1보 기사를 작성한 후, 다시 열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2차 범국민대회'가 취소되어, 서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열리는 촛불 문화제로 집중하는 것이었다.
▲ 평택에 피비린 내가 나던 날, 서울시청앞에서는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서울역에서 내려 동아일보 앞으로 향했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는 'Hi, Seoul Festival'이란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평택은 피로 물들고 있는데 비해, 서울에서는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저녁 7시. 청계천이 시작되는 동아일보사 앞에서 평택 유혈진압에 항의하고, 노무현 정권을 규탄하는 양심적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또한 4일, 대추분교에서 연행되었다 풀려난 사람들도 참석했다.
 경찰은 버스를  동원하여, 행사장을 에워 쌌다. 고립시키고, 서울시민들과 분산시키는 것이다.

▲ 5월 6일 저녁. 동아일보 앞에서 열린 '평택 전쟁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서울 촛불문화제'

촛불을 들고, 행사를 시작했다. 노동자, 학생, 민주노동당원, 청년회원들, 그리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함께 하였다.
 7시 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촛불문화제는 대추리 바로 옆 마을인 도두2리에서 나고 자란, 가수 정태춘씨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 무차별적 인간사냥, 경찰청장 퇴진하라

 지난 2월 부터 4월 까지 '들사람들'이란 체계를 만들어, 대추리를 평화예술마을로 만들었던 정태춘 씨는 이번 유혈진압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또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대추분교'가 철거된 것에 대해 " 국가 폭력 사태에 대해 문화예술인 들은 가만있지 않겠다"라며, "분노를 담아 노무현 정권을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인권활동가들을 대표하여 나온 천주교 인권위원회  조백기 활동가는 5월 4일, 5일 양 일간에 걸친 강제진압과정에서 자행된 인권유린사태에 대해 고발하였다. 그는 3월 1차 행정대집행을 저지하던 중, 연행되어 구속되었으나, 보석으로 풀려났다.
 다음은 그가 말하는 대표적 인권유린사태.

 1) 군사시설 제한보호구역 지정 후, 민간인 출입을 금지 시킨 것
    -> 독재.군사정권 당시 제정된 악법을 악용한 사례이다.

 2) 무장한 군 병력에 의한 민간인 폭행사태
   -> 국방부는 처음부터 '민-군'충돌은 없을 것이라 강조하였지만, 실제로 4일 새벽부터 충돌은 발생하였고, 또한 미무장이라고 하였지만, 군 투입 당시부터 군인들은 진압봉 등으로 무장을 하고 있었음.

 3) 경찰에 의한 불법 연행 / 감금
   -> 5일 저녁 9시 40분 쯤,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참가자들을 불법적으로 연행함.
   ->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법률에 따라 '귀가권'이 보장됨.
   -> 또한, 만약에 연행을 하더라도 '묵비권 행사 또는 변호인 선임 가능' 등 '미란다'원칙을 고지안함.

 4)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 '묵비권'을 철저히 무시함
   -> 연행되어 파주경찰서로 이송된 사람들이 묵비권을 행사했으나, 경찰은 영장도 없이 불법적으로 소지품을 검사하여, 연행자의 신원을 파악함.
   -> 또한, 여성에 대한 불법적인 알몸검색을 함.

 5) 내리, 본정리, 도두리 쪽을 군과 경찰 병력으로 차단함.
  -> 주민들의 기본적인 이동의 자유를 침해함. 주민들은 불안한 상태.

 이상 대표적인 인권침해상황이었고, 그 외에도 다수 존재.

 조백기 활동가는 위와 같은 사례를 고발한 후, "양심적 시민들이 함께 해야, 노무현 정권에 의해 26년 전으로 퇴행한 인권과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다"라며, " 대추리를 지키는데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 연행되었다 풀려난 고려대학교 문예패 '단풍'의 공연이 있었다. '들어야, 양키야', '소나기' 등의 공연을 한 후, 이들은 말했다.

 "부천 중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달려왔습니다. 이틀 동안 유치장에 있으면서, 저를 갑갑하게 만드는 것은 구속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것보다는 유치장 창살을 통해 본 (보수)언론의 왜곡된 보도가 나를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주변에서 촛불문화제를 취재하고 있던 기자들에게 진실을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서 " 대추리 주민들의 생존권과 남한 민중의 평화를 위해, 5월 4일 자발적으로 대추분교에 남았고, 철조망을 뜯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평화를 위한 자발적인 행동을 폭력적으로 탄압하다면 노무현 정권은 아마 전 국민을 체포해야 할 것"이라고 투쟁의 정당함을 호소했다.

촛불 문화제를 하면서, 중간 중간에 평택 유혈진압에 대한 동영상을 보았다.

5월 4일, 새벽 도두2리쪽에서 군용트럭을 막았던 통일단체 활동가가 무대로 나와 발언을 하였다. 그는 "건답직파한 논에 뿌려 싹을 말라죽게 하기 위한 화학물질이 담긴 트럭을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군 병력에 의해 연행되었다가 풀려났다.

 마지막으로 한 초등학생이 나와서 발언을 하였다. 초등학교 6학년 신한얼 군이었다.

 "5월 4일 새벽, TV를 보다 아버지와 함께 평택으로 갔습니다. 대추분교 옥상에서 버티는 분들께 과자를 전달하러 갔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막아서 못들어 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 매체에서 유혈진압 장면을 보았습니다.
  5일 아침, 군인들은 곤봉을 준비해서 마을로 들어가는 버스를 수색했습니다. 민주주의 시대에 일어날 수 없는 사건입니다.
 우리나라 3대 방송에서 접한 것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울면서) 사진들을 보며 무서웠습니다.
  보도를 통제하는 국방부가 한심스럽습니다. 외세 간섭없는 자주로운 나라를 만듭시다"

 한얼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13살의 어린이라고 누가 생각하겠는가? 어린아이도 다 알고 있는 평택의 진실이 보수언론에 의해 왜곡되어 국민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촛불행사 참가자들은 모두 한얼이의 발언에 지지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 동아일보 사옥앞에서 시작된 가두행진. "2006년 판 전두환 정권"

 2시간 정도에 걸친 동아일보 앞에서의 촛불행사를 가두행진을 하였다. 이틀 전에는 유혈진압에 대한 분노를 담아, '청와대로 진격하자'라는 말과 함께 광화문 대도로를 점거하였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청계천변을 따라 명동성당까지 행진하면서, 서울시민에게 진실을 알렸다.

한 시간 여 동안 행진을 한 후, 명동성당 앞에서 도착하여 마무리 집회를 하였다.

▲ 손 피켓을 만들어 우산에 꽂아 선전하고 있다.
▲ 가두행진을 마치고 명동성당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기 위해 모인 참가자들.

이 날 낮, 대추리 이장이자 팽성대책위 위원장인 김지태 위원장의 축사에 불이 났다. 주변에는 전경버스 가 서있었고, 불을 끄러간 주민들을 경찰들은 방패로 막아섰고, 출동나온 소방차 또한 전경버스에 의해 가로막혔다.

경찰은 김지태 위원장을 검거하기위해 국민의 재산에 불을 질렀고, 한 밤에 영장도 없이 불법적으로 가택수사를 벌였다.

80년 5월 이후, 우리가 쟁취한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는 어디로 갔는가? 아니면 처음부터 그것은 쟁취한 것이 아니라, 그저 던져준 것은 받아먹은 것에 불과한 것인가?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를 위해 투쟁해왔던 지난 26년 간의 날들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2006년 5월, 평택을 기억해야 한다. 기록해야 한다. 그리고 실천해야 한다.
 
 
▲ 평화와 생존위해 싸운 연행자를 석방하라!
▲ 보상이 문제가 아니다.

   
 
▲ 논밭과 초등학교가 군사시설 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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