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지사 사퇴 선언 기자회견 전문

빈 손으로 제주도청의 문을 나서겠습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저는 지금 비장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 겨울 비바람 속에 벌거벗은 나목과 같은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도민 여러분께 진솔하게 저의 심경을 털어놓고자 합니다.

최근 며칠은 40여년 저의 공직생활 중에서 가장 힘든 날들이었습니다.
저로 인해 몇 몇 공무원들이 선거법 위반혐의로 사직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정치적 진로선택과 관련된 저의 신중치 못한 처신은 많은 도민들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이 모두가 저의 허물입니다. 저의 불찰입니다. 저에게 쏟아지는 질책은 이제 천근만근의 무게로 저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참을 수 없는 마음의 고통으로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도민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서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지 않겠습니다. 책임을 회피하지도 않겠습니다.
저는 오늘자로 도지사 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저는 40여년을 공직에 몸담아왔습니다. 5.31 지방선거에서 도민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오늘이 공직에 몸담은 마지막 날이 될 것입니다. 오랫동안 공직에 봉사한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마지막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을 것입니다.

저 역시 이렇게 공직에서 물러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도지사직을 가지고 이번 선거를 치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무원 선거개입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원칙만을 따질 수는 없었습니다. 저의 정치 진로를 둘러싸고 혼란이 도민 여러분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저 안위만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도민 여러분.
오늘 저는 도지사직을 사퇴합니다. 이제 빈 손으로 제주도청의 문을 나서겠습니다. 저는 오늘 저의 사퇴가 최근 불거진 공무원선거개입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의 사퇴가 최근 저의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상처를 입은 도민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도민 여러분.
저는 지난 40여년동안 공직에 몸담으면서 언제나 10년, 20년, 30년, 1백년 이후 제주의 모습을 염두에 뒀습니다. 지난 2년은 이러한 오랜 저의 생각을 구체화시키는 기간이었습니다.  그 결과 바로 제주특별자치도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우리 제주도민이 잘 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기존 제주경제의 축인 1차산업과 관광의 기본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의료 교육 첨단산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도입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자치권을 중앙정부로부터 얻어낸 것입니다. 특별자치도는 이제 1백년 제주발전의 기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도민여러분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제가 이뤄놓은 결과로 도민 여러분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제주도가 더욱 잘 살 수 있는, 차별화된 정책대안을 제시해 도민여러분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이제 저는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다. 당당하게 온 몸으로 도민 여러분의 질책을 감내하겠습니다. 꼭 다시 도민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그동안 도정을 수행하는데 협조를 아끼지 않으싡 도민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사는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공직자 여러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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