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⑨ 정장(整腸)을 위한 식사법

정장이란 장속의 세균총(細菌叢, 여러 가지 종류의 세균이 서식하는 집단)의 균형을 잡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회에 육식 횟수는 주 2회가 적당하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고기는 소화과정에서 장속에서 부패하기 쉬운 물질이라고 한다. 장속에 존재하는 부패균(유해균)은 동물성 지방이나 단백질을 선호하는데, 매일 고기를 많이 먹으면 장속의 부패균이 번식하기 쉬워져 독성물질을 만들어 낸다. 이 독성물질이 체내에 들어가면 내장의 여러 기관세포에 해를 줘 암세포가 된다든지 노화를 촉진하는 원인이 된다.

위(胃)에서 대장까지 300종류, 10조개의 세균이 존재한다. 장내세균을 크게 나누면 유익균과 유해균이 있는데,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잡혀 있을 때 인간에게 유용한 작용을 하게 된다.

고기를 주 2회 정도, 즉 3일에 한번 정도 먹는다면 장에 부패한 물질이 많이 생길 우려가 없다. 특히 고기와 함께 야채를 충분히 먹는다면 유해균이 번식할 소지는 아주 없어진다. 장내세균(유익균과 유해균 모두 포함)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야채에 함유된 섬유소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고마운 점은 섬유소를 이용하는 유해균은 이상(異常)번식을 하지 않으며, 독성 물질도 만들어 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류를 합성하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유해한 물질들을 방어하는 파수꾼 역할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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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섬유소에는 물에 녹는 수용성과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두 종류가 있다. 장내세균이 선호하는 것은 수용성 섬유소다. 수용성 섬유소는 다시마, 미역등 해조류나 곤약에 많이 함유돼 있다. 그 외에 강낭콩, 팥, 콩, 완두콩등의 콩류에 많고, 마늘, 우엉, 양배추, 매실 등에 그리고 청국장, 토란 등 점질성 식품에도 풍부하다. 

앞서 말했지만 고기를 먹을 때는 이들 야채를 이용한 샐러드를 충분히 곁들여 먹는 등 장속의 유해균도 유익균으로 작용시키겠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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