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장천, 한림화 소설 <한라산의 노을> 개정판 발간...“다시 보는 최초 4.3 장편소설”


1991년 세상에 나온 최초의 4.3 장편소설, 한림화 작가의 <한라산의 노을>이 다시 독자들 앞으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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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장천은 최근 <한라산의 노을> 개정판을 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소설은 1947년 관덕정 광장에서 벌어진 3.1운동기념식 시위부터 1949년 6월 인민무장대 총사령관인 이덕구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4·3 역사를 많은 사람과 사건들로 촘촘히 엮어내고 있다.

당시 저자 한림화는 무려 10여년에 걸쳐 현장 취재와 자료 조사를 진행하며 방대한 양의 소설을 완성했다. 1991년 출판사 한길사에서 3권으로 나눠서 출간한 <한라산의 노을>은, 제주지역에서 몇 없는 출판사 장천이 700쪽짜리 책으로 한 데 묶었다.

소설은 4.3의 주요 얼개를 따라가면서 무장대의 아지트, 중산간마을, 해안마을을 숨가쁘게 오가고 수많은 제주의 민초들을 등장시킨다. 

당시 대부분의 희생자들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음을 이야기 하며, 이들 모두가 이 소설의 주인공임을 강조한다.

“사상이고 이념이고 그에겐 없었다. 오직 풀잎 같은 인생도 짓밟히지 않고 한 생(生)을 누릴 세상만을 바랄 뿐.”

“제주 사람들은 죄가 있어 당하나요. 이 시대에 이놈의 섬에 사는 죄밖엔 없어요.”
(소설<한라산의 노을> 가운데)

출판사는 “점차 드러나는 4.3의 전모와 한낱 이슬처럼 스러져가는 삶들이 작가의 절제된 문장으로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면서 “페이지를 멈추고 싶은 동시에 넘길 수 밖에 없는 힘은 700여 페이지를 짧게 느껴지게 한다”고 설명한다.

4.3이라는 제주의 아픈 역사가 어떻게 시작됐고 흘러갔는지 긴 호흡으로 알고 싶다면 <한라산의 노을>은 대답이 돼 줄 것이다.

한림화는 1950년 제주도에서 태어났으며, 1973년 가톨릭 시보의 작품공모에 중편소설 <선률>이 당선돼 한국문단에 입문했다.

작품집으로는 <꽃 한 송이 숨겨놓고>, <철학자 루씨, 삼백만년 동안의 비밀>, <아름다운 기억> 등이 있다. 동아시아 어촌 전통문화 연구에도 조예가 깊다. 

도서출판 장천, 710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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