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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국정발목 야당심판” vs “경제파탄 정권심판” 민심풍향계 제주서 격돌

4.13총선 선거일을 이틀 앞둔 11일 여·야 당 대표가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민심풍향계’ 제주에서 격돌했다. 지난 4월3일 제68회 제주4.3희생자 추념식장에서 마주친 지 8일만의 재격돌인 셈이다.

각종 선거에서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했던 제주에서는 그 동안 12년째 야당이 3개 선거구를 싹쓸이 해왔다. 새누리당은 야당 텃밭에 균열을 내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은 ‘3석 3연속 싹쓸이’를 이어가겠다며 당 차원에서 총력전을 폈다.

이날 제주를 찾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정발목을 잡는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며 야당심판론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제를 파탄 낸 새누리당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 달라”며 경제심판론을 내세워 제주지역 표심을 공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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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을 부상일 후보(새누리당)가 11일 지원유세를 위해 제주를 찾은 김무성 당대표를 '어부바'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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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당대표의 지원유세를 듣기 위해 제주시청 앞에 모인 새누리당 지지자들. ⓒ제주의소리
◇ 김무성, “12년 닫혔던 마음의 문 열어 달라…이제는 힘 있는 여당의원 필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이날 제주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30분. 오후 9시30분 제주공항을 빠져나갈 때까지 제주에 머문 시간은 채 5시간 밖에 안됐지만, 서귀포시와 제주시 갑·을 선거구를 넘나들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17대 총선부터 시작해 19대 총선까지 야당에 내준 3개 선거구를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전부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제주시청에서 가진 지원유세에서 “2년 전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지사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원희룡 지사가 제주의 희망과 발전의 스토리를 써나가야 하는데, 원 지사 한 사람으로는 부족하다. 제주에서도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을 뽑을 때가 됐다”며 힘 있는 여당의원론을 역설했다.

김 대표는 또 “제주도 대통령이라고 불렸던 양정규 전 의원, 제가 가장 존경하는 현경대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 탄생에 큰 기여를 했다”면서 “그런데 17대 총선 이후 새누리당은 제주에서 대가 완전히 끊겼다”며 “제주도민 여러분의 의사를 반영해 양치석, 부상일, 강지용 후보를 국민 공천한 만큼 이들 모두 당선시켜서 제주의 힘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2공항 건설 확정을 ‘힘 있는 여당’의 사례로 제시하며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국토부에 압력을 넣어서 제주공항 여객터미널 확장을 위한 예산 2800억을 확보했다. 야당 국회의원 12년 동안 해내지 못한 제2공항 문제를 새누리당 도지사와 집권여당이 힘일 합쳐 해결했다. 제2국제항공을 빠른 시일 내에 완공시키겠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운동권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국정 운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정당”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새누리당 후보를 국회로 보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는 안보 포기 정당, 일자리 79만개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산업발전육성법 통과를 가로막는 정당,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운동권 정당이 바로 더불어민주당”이라며 “이렇게 식물정권을 만드는 운동권 정당에 대한민국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힐난했다.

김 대표는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 되어버렸다. 저희도 책임이 있지만 정말 억울하다. 나라경제 한번 살려보려고 노력하는데 반대만 일삼는 야당 때문에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더민주는 박근혜정부가 망해야 자기에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는 운동권이 장악한 정당이 되어버렸다”고 야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아무리 정치가 밉다고 해도 운동권 정당이 국가를 망치게 해서는 안 된다. 반대만 하는 운동권 정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한 뒤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나갈 정당은 새누리당 뿐이다. 제주발전을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새누리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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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제주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제주시 노형동 롯데마트 사거리에서 열린 제주시 갑.을 합동유세서 강창일.오영훈 후보와 손을 맞잡고 총선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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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당대표의 지원유세를 듣기 위해 노형동 롯데마트 사거리에 모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제주의소리
◇ 김종인, “4선의 힘과 젊은 패기 조화…경제파탄 낸 박근혜 정권 심판해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도 이날 오후 1박2일 일정으로 제주에 내려와 김무성 대표에 맞불을 놨다. 김무성 대표와 달리 이날 하루를 제주에서 묵으며 ‘4연속 3석 싹쓸이’ 기록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날 오후 7시 제주공항에 발을 디딘 김종인 대표는 곧바로 제주시 노형동 롯데마트 사거에서 강창일(제주甲)·오영훈(제주乙) 후보 합동유세장으로 달려갔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는 지난 3번의 총선에서 3개 선거구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당선시켜주셨다. 강창일 후보가 이번에 당선되면 4선이 된다”며 “4선이 되면 제2공항 건설이라든가, 제주도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 수 있다”고 ‘다선의원의 힘’을 강조했다.

또 “제주시 을과 서귀포시에는 도의원 시절 열심히 도정을 견제했던 두 명의 새로운 인물을 내세웠다. 4선 강창일 의원이 리드하고, 패기 있는 두 젊은 의원이 힘을 합치면 제주발전을 위해 훌륭한 일들을 할 것”이라며 오영훈 후보에 대한 지지도 호소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탄생할 수 있도록 하고, 제주에서 강창일 의원을 비롯한 두 명의 젊은 후보까지 선택해준다면 그 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겠다”며 더민주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제주유세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경제파탄을 성토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여당이 ‘발목 잡는 야당심판’이라는 선거프레임을 짰다면 야당은 ‘경제파탄 정권심판’으로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김 대표는 “제가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면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왜 이렇게 살기 어렵냐. 제발 경제를 살려 달라’는 것”이라며 “지금 집권여당과 정부가 하는 경제정책으로는 우리 경제상황을 살릴 수 없다. 경제에 대한 인식부터가 잘못 됐다”고 박근혜정부의 경제실정을 부각시켰다.

특히 그는 “박근혜 정부는 대기업을 잘 도와주면 취업도 잘되고, 경제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8년 전부터 들었던 얘기”라며 “지금도 이런 얘기가 계속되는 한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고용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이 중소기업과 자영업, 소상공인이다. 전체 고용의 88%를 책임진다”며 “그렇다면 어떤 경제정책을 펴야 하나. 중소기업이 정상적인 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영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이고, 그래야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정계층, 특정 기업을 위주로 하는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정책으로는 모두가 더불어 잘 살고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경제사회 여건을 도저히 만들 수 없다”며 ‘경제민주화’만이 침체된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해법임을 강조했다.

제주甲·乙 지원유세를 끝낸 김 대표는 곧바로 서귀포시로 넘어가 밤9시께 위성곤 후보와 거리유세를 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12일에는 새벽부터 위 후보와 서귀포수협 위판장 방문, 일호광장 출근길 인사를 소화한 뒤 오전 9시쯤 제주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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