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요인] 제주乙 오영훈, 깨끗·참신 이미지+김우남 의원 뒷심지원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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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4만4338표(45.19%)를 얻어 4만1456표(42.26%)에 그친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를 2882표(2.93%p) 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제주의소리

[기사보강] 각본 없는 역전 드라마였다. 출구조사에서 패배가 예측됐지만 실제 결과는 승부가 뒤집혔다. 최대 승부처인 ‘사전투표’ 표심과 '신도시(아라·이도지구)' 표심이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를 선택했다.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민주당 오영훈 후보가 4만4338표(45.19%)를 얻어 4만1456표(42.26%)에 그친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를 2882표(2.93%p) 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3선 김우남 국회의원의 선거 막판 지원이 힘을 발휘한 승리이기도 하다. 

4.13총선 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나 여의도연구소 등 내로라하는 새누리당 선거전략팀에서도 일찌감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제주시을 선거구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불가능을 가능케 한’ 더민주당으로선 그래서 더욱 값진 승리였다. 

읍면 지역과 50대 이상에선 새누리 부상일 후보가 우세했지만, 동(洞)지역과 40대 이하에선 더민주 오영훈 후보가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올 총선에서 처음 치러진 ‘사전투표’ 결과는 ‘깨끗한’ 이미지의 오영훈 후보에게 각본 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을 안겼다. 

선거 막판 지원에 나선 김우남 국회의원과 더민주당 도의원들이 발품도 한몫했다. 19대 총선에서 김우남 의원에게 당내 경선 패배 후 4년 절치부심하며 두 번째 도전 만에 국회 입성 성공을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지만 극적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무엇보다 서귀포시 남원읍 '산남' 출신이라는 지역한계를 보란 듯이 극복하고 제주시을 선거구 당선은 의미가 크다.   

반면 제주시을 선거구 핵심 지역인 구좌읍(평대리) 출신으로 세번째 총선에 출마하면서 ‘동정표’까지 기대했던 부 후보로선 뼈아픈 패배가 아닐 수 없다. 18대 총선 낙마, 19대 총선 후보사퇴, 20대 총선 역전패. 3연속 고배를 마시면서 아직 40대 중반의 젊은 나이이지만 다시 선거에 나설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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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대 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투표결과 ⓒ제주의소리

제주시을 선거구의 유권자 수는 총 17만1373명. 투표수는 9만9428명으로 오영훈 4만4337표(45.19%), 부상일 4만1456표(42.26%)에 이어 국민의당 오수용 후보 1만1467표(11.68%), 한나라당 차주홍 후보가 834표(0.85%)를 얻었다. 

안철수계 대표인사인 오수용 후보의 약진도 눈에 띈다. 구좌읍 세화리 출신의 오 후보는 제주대 로스쿨 교수이자 국제변호사라는 참신한 이미지로 제한적이지만 ‘녹색바람’을 일으키는 소기의 목적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개표 초반 앞서기 시작한 오 후보는 꾸준히 앞서나가다 오후 9시30분께 부 후보의 텃밭인 구좌읍에서 ‘몰표’가 쏟아지자 역전을 허용했지만, 오후 11시 이후 ‘사전투표’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자 재역전에 성공, 결국 당선을 확정지었다.  

부 후보는 고향인 구좌읍(부 3867표, 오2020표 / 1847표차)과 우도면(부 523표, 오 239표 / 284표차)을 제외하곤 오 후보를 크게 앞지르지 못했다. 일도1동, 이도1동, 건입동 등 일부 동지역에서도 우세했지만 표차는 근소했다. 

반면 오 후보는 최근 제주에서 가장 ‘핫’한 신도시 지역인 아라동(아라지구)과 이도2동(이도지구) 지역에서 부 후보를 크게 앞섰다. 구좌읍보다 인구가 더 많은 삼양동에서도 부 후보를 큰표차로 따돌렸던 것 등이 가장 큰 승리 요인이다. 

실제로 제주시을 선거구 최대 인구밀집 지역인 이도2동에선 오 후보가 1만표를 얻어 8233표를 얻는데 그친 부 후보를 1767표차로, 아라동에서도 오 후보가 5104표를 얻어 3543표에 그친 부 후보를 1561표차로 크게 앞섰다. 삼양동에서도 오 후보가 3637표, 부 후보 2764표로 873표나 더 득표했다. 화북동에서도 오 후보가 546표를 앞섰다. 

결국 전통적으로 제주시을 선거구의 핵심지역이었던 ‘구좌읍’의 표심보다, 제주시 을 선거구 최대 표밭 자리를 꿰찬 신도시 ‘아라지구’와 ‘이도지구’ 표심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해 이 지역 정치지형도를 일순간 바꿔 놓았다. ‘사전투표’ 표심도 오 후보의 손을 들어줘 '불가능'을 '가능'케 했다. 

한편 오영훈 후보는 서귀포고등학교, 제주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1993년 ), 제주4.3도민연대 사무국장(1997-2000년), 강창일 국회의원 보좌관(2004-2005년), 제8~9대 제주도의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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