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⑩ 활성산소와 신체의 관계

지난 글에 50세가 지나면 주 2회 스테이크를 먹는 것이 좋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안 먹는 편이 좋은 식품도 있다. 여기에 속하는 것이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쌀밥, 빵, 국수, 라면 등 당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매일 주식(主食)으로 먹는 쌀밥에 대해 “먹지 마시오”라는 말을 갑자기 들으면 “그럴 수 없어”라고 거부하고 싶어질 것이다. 곧이어 “어떠한 것을 먹어서 배를 채울 것인가”하고 반문할 것이다. 이의 대답은 “50세가 지나면 당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는 것이다.

왜 ‘50세부터’라는 연령적 조건이 붙는 것일까? 우리들의 신체에는 당질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이른바 ‘해당 엔진’과 산소를 연소시켜 효율 좋게 에너지를 생성하는 ‘미토콘드리아 엔진’이 있는데, 이 두 가지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같이 ‘하이브리드 엔진’이 돼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은 포도당이 피르빈산 등의 유기산으로 분해되면서 포도당의 높은 결합 에너지가 생물이 사용하기 쉬운 형태로 변환하는 과정을 말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들 세포내에 존재하는 입자(알갱이)다. 하나의 세포에 약 100개~3000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총중량은 체중의 10%를 차지하며 에너지를 생성하는 공장이다. 식사에서 얻은 영양소에서 전자를 포착해 폐에서 들어온 산소와 반응해 에너지를 만든다.

이 두 가지 엔진은 서로 협력하면서 작동하지만 50세를 전후해 주로 작동하는 엔진이 다른 엔진으로 바뀌게 된다. 50세까지는 순발력이 좋은 해당 엔진이 주로 작동하지만, 50세가 지나면 지구력이 좋은 미토콘드리아 엔진에서 공급하는 에너지에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 엔진은 정교하고 우수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정교한 만큼 조그만한 오(誤)작동에도 영향을 받기 쉬워서 신체에 들어온 산소를 ‘활성산소’로 바꿔 버리는 성질이 있다. 활성산소는 대기중에 포함된 산소분자가 보다 반응성이 높은 화합물로 변화한 것들의 총칭이다. 강력한 산화력을 가지며 노화 또는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다.

미토콘드리아 엔진이 오작동되면 50세 이후가 되어도 미토콘드리아 엔진으로 바꾸어지지 않고, 해당 엔진이 활발히 움직이게 된다. 50세 이전에는 해당 엔진이 주로 움직이므로 신체는 당질을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충분한 당질을 섭취해야 한다.

한편 지구력이 강한 미토콘드리아 엔진은 장수에 필요한 엔진이다. 그러므로 50세가 지난 사람이 장수와 젊음의 유지를 위해서는 이 미토콘드리아 엔진을 원활히 작동시킬 필요가 있다. 이의 작동에는 충분한 산소가 필요하므로 미토콘드리아에 하루에 여러번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 주는게 좋다. 이를 위해 ‘단전 호흡법’을 권하고 싶다. 단전이란 배꼽아래에 있는 부위를 말한다. 눈을 감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코로 숨을 크게 들이쉬어 단전이 볼록해지면 입으로 천천히 숨을 내쉰다. 이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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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앞서 쌀밥과 같은 당질이 많은 식품을 줄이라고 했는데, 쌀밥 등을 줄이게 되면 미토콘드리아는 신체내의 중성 지방을 소비해 에너지를 만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체중은 줄고 비만이 해소된다. 

이와 함께 새로운 미토콘드리아 합성에 사용되는 유전자가 활성화되고, 미토콘드리아가 차례로 생기게 된다. 이 새로 생긴 미토콘드리아는 오작동을 일으키지 않는 성능이 좋은 것이다. 50세부터는 미토콘드리아 엔진을 원활히 움직여서 신체의 모든 부분이 잘 돌아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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