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마케팅' 3명, 타지방 4명 모두 낙선...'원내 교두보' 확보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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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잠룡 원희룡 제주지사가 4.13총선을 통해 원내 교두보를 마련하려던 구상이 물거품이 됐다.

'원희룡 마케팅'을 사실상 방치(?)하는 등 선거개입 논란을 무릅쓰고 원 지사가 직간접적으로 밀었던 새누리당 후보들이 모두 탈락했다.

이에 따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한 원 지사는 제주지역 3개 선거구 모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내줌으로써 최소한의 체면치레는 고사하고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들은 오만한 정부에 대한 심판과 함께, 16년만에 온전한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었다.

그동안 제주에서는 17대부터 3개 선거구를 모두 야당이 석권함에 따라, 절치부심해온 새누리당은 이번에 '12년 야당 심판론'으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결과적으로 역부족이었다.

향후 청와대행을 꿈꾸는 원 지사 역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입증하고, 원내 교두보까지 구축하려 도내외에서 측근들을 챙겼으나 참담한 성적표만 받아들었다.  

소위 '원희룡의 남자'라고 할 수 있는 인사는 고향 제주에선 양치석 후보(제주시 갑)와 현덕규(제주시 을), 강영진(서귀포시) 전 예비후보 등 3명이었다.

또 정치적 고향인 서울 양천 갑에 최측근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 강원 원주 갑에는 박정하 전 정무부지사가 각각 출격했다.

이밖에 원 지사와 가까운 정근(부산진 갑) 그린닥터스 이사장과 윤석대(대전 서구 을) 전 청와대 행정관도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양치석 후보와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만 본선에 진출했고, 나머지 5명은 경선에서 탈락했다.

양 후보는 5대 1의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했다. 공표가 허용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후보에 앞서는 등 이변을 일으키는 듯 했지만 재산신고 누락, 부동산 투기 의혹, TV토론회 불참 등 유탄을 맞으며 3만8257표(36.73%)로 강창일 후보(4만9964표, 47.98%)에 1만1707표(11.25%p)차로 완패했다.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도 출발은 좋았다. 당내 경선에서 현역인 길정우 의원과 신의진 의원(비례)을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마찬가지로 여론조사에서 이 전 본부장이 더불어민주당 황희 후보에게 4%p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개표 결과 5만1195표(39.86%)로, 6만6945표(52.12%)를 얻은 황 후보에게 1만5750표 뒤졌다.

원 지사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던 후보 뿐만 아니라 제주지역 3석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내줌에 따라 원 지사는 '앞날'을 도모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안게됐다.

특히 국회 교두보 확보 실패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수 밖에 없게 됐다. 

선거개입 논란에 대해 원 지사는 "친박 마케팅은 괜찮고 원희룡 마케팅은 안되느냐"며 문제될게 없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도민사회 일각에서 원 지사가 이번 총선에 선수로 출전하지 않았을 뿐 패배자(?)의 한사람이 인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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