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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토박이 김형훈 기자가 알려주는 진짜 제주 <제주는 그런 곳...> 출간


한해 1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 ‘보물섬’ 제주. 그러나 제주다움을 제대로 느끼는 관광객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 기자가 제주다움이 무엇인지 알차게 모은 책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저자 김형훈)가 최근 출간됐다.

책 제목은 도발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저자가 달아놓은 제목에 고개를 끄덕이게 할 만큼, 제주는 제주가 아닌 사람들에게 점점 더 왜곡된 이미지로 인식되고 있다.

멈추지 않는 개발, 밀려오는 사람들, 수직 상승하는 땅값을 보며 누군가는 낙원처럼 행복해하지만, 누군가는 “후세들은 이 땅에서 살 수 있을까”라고 한탄한다.

제주가 가진 보물은 단순한 자연 이상이다.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는 자연과학분야에 제주를 등재시켰고, 제주어는 소멸 위기의 언어로 희소성을 가진다. 제주칠머리당연등굿은 인류무형유산에 올랐다. 이 밖에 무수한 유무형의 가치들이 제주를 빛내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제주의 명소를 중심으로 소개하며 그 곳에 담긴 역사, 문화를 함께 알린다. 산담, 포구, 동자석처럼 흔히 지나치는 일상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세세히 짚어준다.

신지방코지, 논짓물, 추자도, 신당(神堂), 옹기 같은 명소와 전통 문화에 감춰진 매력을, 현직 기자의 날카롭지만 감성적인 시각으로 끄집어낸다. 맛깔나는 글만큼이나 현장 분위기를 적절히 담고 있는 사진들은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만약 곶자왈에 간다면 지켜야 할 게 있다. 무릇 예의가 있어야 한다. 옛어른들의 숨소리를 들어보려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쓸모없는 땅이 ‘생명의 땅’, ‘생명의 보고’라고 불리는 이유들을 느껴보면 좋다. 코로 곶자왈의 향기를, 귀로 곶자왈의 숨소리를 들어야 한다.” (생명의 보고 곶자왈 편에서)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가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내는 제주 여행기와 다른 점은 제주인으로서의 애정이 듬뿍 담긴 진중한 메시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개발 광풍에 점차 제 모습을 잃고 있는 안타까움이 글 마다 곳곳에 묻어있고, 제주4.3을 비롯해 이주민, 원도심에 대한 할 말은 ‘하고 싶은 얘기들’으로 한 데 묶어 소개한다.

특히 제주에 터를 잡으려는 이주민에게는 “제주에 오고자 하는 이들은 제주를 먼저 알고 와야 한다”고 충고하면서, 보다 일찍 제주로 온 이주민들에게도 “어설프게 제주를 알고 말해서는 곤란하다. 제주사랑이 넘치는 것은 좋지만 원주민들의 속마음을 우선 이해하려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를 남긴다.

‘어느 광고처럼 "니들이 게맛을 알어?"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으로 나의 가족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는 김유성 작가의 서평처럼, <제주는 그런 곳이 아니야>는 제주도민이나 비 제주도민 가릴 것 없이 제주를 넓게 이해하고 싶은 이에게 적절한 가이드가 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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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훈 기자. ⓒ제주의소리
저자인 김형훈은 제주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고, 1991년 제민일보에 입사해 현재 미디어제주 편집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언론정보학회 기획보도상, 전국지방신문협의회 보도대상을 수상했으며, 무엇보다 제주YWCA가 주는 ‘아름다운 남편상’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멋진 제주남자다.

22일 저녁 7시 30분 달리도서관에서는 저자와의 대화 자리가 마련된다. 입장료는 4000원이며, 현장에서 도서구입도 가능하다.

312쪽, 1만4800원, 나무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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