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영 삼남석유 회장, 국립제주박물관에 장한철 ‘표해록’ 영구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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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장시영 삼남석유 회장(사진 왼쪽)이 국립제주박물관 김성명 관장에게 ‘표해록(漂海錄)’과 ‘진사오점선생유고(進士吳霑先生遺稿)’를 기증했다. 장 회장에게 수탁증서를 전달하고 있는 김성명 관장. ⓒ 제주의소리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성명)은 삼남석유 장시영 회장으로부터 ‘표해록(漂海錄)’과 ‘진사오점선생유고(進士吳霑先生遺稿)’를 영구 기증받았다.

국립제주박물관은 3일 오전 10시 이 기록유산 2점에 대한 기증식을 열었다.

장한철의 ‘표해록’은 2001년 2월 6일 국립제주박물관에 처음 기탁돼 현재까지 보관돼왔다. 2008년 12월 제주도 문화재위원회의에서 제주도유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됐다.

장한철의 후손인 장시영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표해록’의 문학적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대가 남긴 이 문화재를 기증키로 했다. 1922년생인 장 회장은 의사이자 사업가로 현재 삼남석유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날 기증식에서 장시영 회장은 “얼마후면 내 나이가 100”이라며 “모든 것을 박물관에 주는 게 좋은 것 아니겠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보나 다름없는 이 책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이를 잘 보존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가치를 알게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결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장한철(張漢喆, 1744~?)은 1770년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중 풍랑을 만나 오키나와 열도의 호산도에 표착했다가 간신히 제주로 살아 돌아와 ‘표해록’을 집필했다.

자신의 표류 경험을 일기체로 작성한 이 글은 개인의 경험담을 서술한 문학적인 글이면서 해로와 해류, 계절풍 변화의 내용을 담고 있어 해양지리서로서도 가치가 높다. 또 제주의 신화와 전설, 일본 오키나와의 태자전설을 담고 있어 도서지역의 신화와 전설을 기록한 해양문학으로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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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해록(漂海錄)’을 앞에 두고 기증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는 장시영 삼남석유 회장. ⓒ 제주의소리

‘진사오점선생유고’는 장 회장의 기증으로 처음 세상 밖으로 나온 서첩이다. 오점(吳霑, 1764~1856)이 과거시험에 응시했던 답안지인 ‘시권(試券)’인데 서첩으로 만들어져 보관돼왔다.

오점은 조선 정조에서 순조, 헌종, 철종 시기에 활동했던 명필가다. 제주 성안에서 성장했고 1786년 사마시(생원, 진사를 뽑는 시험)에 합격했으나 벼슬길에는 나가지 않았다.

장 회장이 국립제주박물관에 기증한 2점의 문화재는 제주 역사속의 인물과 해양문화를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다. 조선시대 제주인의 기록유산이 이제는 완전한 제주도민의 문화재가 된 것이다.

김성명 관장은 “장 회장의 뜻에 크게 감사드리며, 2점의 문화재를 2016년 상설전시실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개편되는 전시실의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며 “조선시대 제주사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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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한철의 ‘표해록(漂海錄)’.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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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사오점선생유고(進士吳霑先生遺稿)’.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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