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도로에 대한 소고 - 지방채 발행으로 도로 확·포장 서둘러야

17세기 프랑스의 시인 라 퐁텐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격언은 고대 로마시대의 군대 이동, 물자교역, 정보의 전달 등 로마 부흥의 절대적인 역할을 했던 그 길이 어떤 의미인지 단적으로 말해준다.

이처럼 도로는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과 예산이 투입되는 특성과 동시에 기본적으로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용이하게 해 산업과 경제가 발전하는 특성을 가진다.

그런데 제주도의 2012년말 자동차 1000대당 11.55㎞이던 도로보급률은 2014년말 8.32㎞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도민들이 체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도로는 통행량이 없어 한산한 반면 통행이 많은 구간은 주차장이라 할 정도의 체증을 겪고 있다. 즉 골고루 순환되어야 할 혈액이 어느 구간에서 막혀 동맥경화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처럼 특정 구간에서 사람과 자원의 흐름이 막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도정질문에서도 도로개설에 대한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지사께서는 주요도로의 조속개통을 위한 기채 발행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도로사업은 매몰되는 비용으로 그 부담을 후대에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건설 붐과 자재가격 상승으로 시설비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보상비에 있다. 2016년 1월1일 기준 제주의 표준 공시지가는 전국 평균 상승률 4.47%의 4배가 넘는 19.35%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따라서 보상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지사께서는 후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한정된 예산 내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도로개설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물론 후대에 부담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것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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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우범. ⓒ제주의소리
하지만 작금의 저금리시대에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채무부담 사업을 통해 현 세대에는 편리함과 산업의 발전을, 다음 세대에는 급증하는 보상비와 사업비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까?

막혀가는 동맥을 어떻게 뚫어줄 것인가에 대해 단정적이고 독단적 판단이 아닌 진정으로 도민과 후대를 생각하는 행정의 고민을 기대한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현우범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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