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⑬ ‘레스베라트롤’을 섭취하라

‘DNA(deoxyribonucleic acid)’는 유전정보를 가진 물질인데 많은 유전자가 체인(쇠사슬)과 같이 연결된 것이다. 이 속에 X자 모양으로 되어 있는 것이 염색체이다. 이 유전자 체인에는 수명, 노화, 젊음의 유지 등에 관여하는 장수 유전자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장수 유전자는 평상시는 작동하지 않지만, 어떠한 조건이 충족하면 스위치가 ‘on’ 상태로 된다고 한다. 많은 조건 가운데 하나는 항산화 물질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을 섭취했을 때다.

이 ‘레스베라트롤’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트랜스 레스베라트롤’(단량체, 분자가 하나인 것)인데 포도나 적포도주에 많이 들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레스베라트롤 이량체’인데 이것은 단량체 2개가 결합한 형태다. 이 이량체는 체내에서 효과가 오랜 시간 지속되기 때문에 현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항산화 물질이다.

‘레스베라트롤 이량체’를 함유하는 식물은 그 수가 많지 않다. 인도네시아에서 자라는 ‘메린죠’라는 나무의 열매에 ‘레스베라트롤 이량체’가 풍부히 함유돼 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이 열매를 칩(chip)모양으로 가공해서 어린애부터 노인들까지 매일 먹는다고 한다.

칩소비량이 많은 인도네시아 죠그쟈카르타 특별주 주민의 평균수명은 인도네시아 천체 평균수명보다 4~5세 높다고 한다. 이것은 ‘레스베라트롤 이량체’를 풍부히 함유한 ‘메린죠’ 열매의 덕분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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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하버드 대학 데이빗 싱크레어 박사 연구팀은 레스베라트롤이 효모의 수명유전자인 ‘Sir2(써투)‘에 직접 작용해서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시험관에서 효모균에 레스베라트롤을 작용시켰을 때 효모균의 수명을 70% 신장(伸長)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 효과는 선충(線虫)이나 작은 물고기 또는 실험쥐인 마우스에서도 확인됐다.

이들 실험 결과, ‘레스베라트롤’이 장수 유전자에 작용하여 노화를 억제하고, 따라서 수명이 연장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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