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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적인 문제해결이론 '트리즈'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다르게 보는 힘>의 저자 이종인(40) 제주신용보증재단 서귀포지점장. ⓒ제주의소리
이종인 제주신용보증재단 서귀포지점장, <다르게 보는 힘> 베스트셀러 ‘화제’


지난 5월 17일 출간된 자기계발서 한 권이 국내 출판시장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자기복제와 동어반복으로 ‘다 거기서 거기’라는 자기계발서 분야에서 일약 주목을 받으면서 한 달이 지나도록 상위권을 굳건히 지키는 중, 판매 부수도 1만부를 넘기면서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랐다. 바로 이종인(40) 제주신용보증재단 서귀포지점장이 쓴 <다르게 보는 힘>(출판사 다산 3.0)이다.

이 지점장은 <다르게 보는 힘>에서 개인 앞에 놓인 다양한 문제를 트리즈(TRIZ, 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라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사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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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소련(현 러시아) 출신 알츠슐러 박사가 만든 트리즈는, 박사가 50여년 동안 200만 건의 발명과 특허를 조사하며 정립한 문제해결이론이다.

주어진 문제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정의하고, 그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근원적인 모순을 찾아낸 후 해결책을 도출하도록 유도하는 원리다. 간단히 말해 보다 다르게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LG, SK,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에서는 일찌감치 경영혁신도구로 도입됐다.

김익철 전 한국트리즈협회장에게 트리즈를 배우고 국제트리즈협회로부터 국제자격인증(레벨 3)까지 받은 전문 강사이기도 한 이 지점장은 <다르게 보는 힘>을 통해 국내에서 트리즈 기법을 한 단계 끌어올린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전에도 많은 책에서 트리즈를 소개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일상생활에서 트리즈를 적용해 소개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부분 기업 활동에서 적용되는 사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지점장은 트리즈로 일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책 속에 담았다. 부부싸움, 왕따, 자녀 교육, 돈 문제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흔한 문제를 트리즈로 해결해가는 과정을 마치 에세이처럼 읽기 편하게 풀어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연은 그가 겪은 실제 사례들이다.

트리즈를 이해하기 쉬운 사례는 책 속에도 등장하는 카페 ‘민들레영토’다. 

카페를 차리려고 계약한 건축물이 무허가 건축물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해 구청으로부터 식품 판매 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된 사연. 이 문제는 음료값을 받지 않는 대신 사람들이 앉아있는 공간과 소비하는 시간을 비용으로 받는 아이디어로 해결됐다. 

장사를 시작하는 것과 자신이 소망하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기술적 모순), 카페를 운영하거나 운영하지 않거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물리적 모순) 상황에서 ‘카페를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소망을 이루는’ 방법을 도출해 낸 것이다. 이것이 트리즈 기법에서 사용하는 '모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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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즈 기법의 모순도. ⓒ제주의소리

이 지점장은 “트리즈의 핵심은 ‘문제를 의심해보는 자세’다. 문제와 답, 단지 두 가지만을 고민하기 보다는 다른 방향에서 문제를 고민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리즈 도서의 새 지평을 연 이 지점장은 트리즈로 자신의 본업인 제주신용보증재단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단순히 채권 회수 건수에 급급하지 않고, 채무자가 처한 문제를 듣고 해결방법을 트리즈를 통해 찾아보는 길을 선택했다. 그 결과 2013년(2위)을 제외하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제주신용보증재단이 전국 16개 재단에서 구상 채권 회수율 1위를 달성하는 등 주목할 만한 결과를 냈다.

이 지점장이 개인적으로 조언해 문제를 해결한 그만의 ‘트리즈 인증기업’도 제주에 10곳이나 된다. 

이 지점장은 기업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트리즈가 큰 도움이 된다고 추천한다. 

“보통 우리들은 어떤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답이 무엇인지만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복잡한 사회 속에서 답은 단박에 내리기에는 변수가 많다. 문제를 벗어나서 문제를 바라보면 길이 보인다. 미국 나사(NASA)가 우주에서도 써지는 볼펜을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할 때 소련은 연필로 문제를 해결했듯이 다른 방향에서 보려고 노력한다면 미처 알지 못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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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인 지점장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트리즈를 통해 처해있는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트리즈는 국내와 제주에서도 아직까지 낯선 분야다. 그래서 이 지점장의 새로운 시도는 더욱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그의 목표는 국내 최고의 트리즈 전문가가 되는 것,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트리즈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가장 뛰어난 트리즈 전문가가 제주에 있다는 것을 전국에 알리고 싶다. 제주지역 소상공인과 기업, 서민들이 <다르게 보는 힘>과 트리즈로 희망과 도움을 얻길 바란다.”

이 지점장은 제주시 이호동 출신으로 제주대학교 법학과를 거쳐 제주신용보증재단 창립멤버로 현재까지 재단에 몸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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