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골프장 기초조사 결과 발표…제주도에 영향평가협의내용등 자료 제출 요구

최근 '골프장 건설과의 전쟁'을 선언한 '골프장환경감시특별위원회'(공동위원장 고경원 김용철 김진우 이계영 현원학)가 22일 건설중인 4개 골프장에 대한 기초조사를 토대로 공사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예래환경연구회,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연구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한라산지킴이 등 5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골프장환경감시특위는 지난 16일 블랙스톤리조트(한림읍 금악리) 롯데(서귀포시 색달동) 로드랜드(애월읍 봉성리) LG엘리시안(애월읍 어음리) 골프장 공사현장에서 기초조사를 실시한 결과 환경영향평가 협의사항 준수 여부에 문제점이 나타나 세밀한 조사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골프장감시특위에 따르면 일부 골프장의 경우 '페어웨이에 활성탄층을 적용치 않아도 충분한 지에 대한 검토후 사업을 시행하라'는 통합영향평가 협의내용과 달리, 이미 시공을 마쳐 협의사항을 위반했다. 활성탄을 깔아야 하는지, 말아도 되는지 업체 스스로 용역을 의뢰해놓은 상태에서 그 결과가 나오기 전에 시공을 끝냈다는 것이다.

활성탄층이란 오염원을 차단하거나 저감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골프장은 또 그린, 티에 시트지(차수막)를 깔지 않고 점토만으로 시공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곳에는 점토가 20%이상 함유된 토양으로 30cm이상 일률적으로 포설하고 그 하부에는 점토층 5cm를 시공토록 됐으나 점토성분에 대한 정밀한 분석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특위는 밝혔다.

결국 지하수 오염 방지를 위한 구체적이고 철저한 방안을 갖고 공사를 해야 하는데도 통합영향평가 협의사항 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골프장은 그린, 티에서 나오는, 농약성분이 함유된 물을 저장하는 저류조 공사를 하면서 시트지 연결부의 공기압 시험을 거치지 않아 만일 누수가 발생할 경우 지하수 오염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골프장감시특위는 이밖에 다른 골프장에선 수자원 함양에 중요한 지대로 알려진 '알오름'(애월읍 어음리)이 통째로 절개, 훼손되는 상황도 목격됐다고 밝혔다.

골프장감시특위는 이에따라 제주도에 △각 골프장별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변경 포함) 및 그린·티·페어웨이 면적 △활성탄·지오라이트 등 주요 자재의 반입일자 및 수량, 시험성적서 제출과, △현장 투수계수 시험일자 및 저류조 시트지 공기압 시험일자 사전통보 △그린·티 공사시 유공관 시트지 활성탄 포설일정 통보 △현장별 주요 공사예정 공정표 제출 등을 요구했다.

또 지하수 함양지대인 곶자왈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므로 설령 시공이 끝났더라도 구체적인 협의내용 변경도 검토해주도록 요청했다.

골프장특위는 "우리는 통합영향평가 협의내용 조차 지키지 않은채 공사가 이뤄지는 것을 막고 제대로된 확인을 거친 후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한 현장검사를 통해 제주의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위해 감시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