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책위 "마사회 선수 구제 위해 김정훈 탈락" 주장

제주출신 김정훈 선수가 탁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위를 하고도 올림픽 국가대표에서 탈락한 배경에는 대한탁구협회에 연간 6억원의 스폰서를 내는 실업팀의 선수를 발탁시키려는 집행부의 의도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정훈 선수 관련 대책위원회(위원장 오영수·제주도탁구협회장)는 22일 오후2시 제주도체육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천영세 대한탁구협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퇴진을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을 계속 벌여나가는 한편, 오는 28일 문화관광부를 방문해 탁구협회의 부당한 처사를 규명해 주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오영수 대책위원장은 또 김정훈의 부친으로 하여금 대한탁구협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도록 강력하게 권고하고, 문화관광부와 청와대에 진정서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오영수 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정훈 선수가 탈락된 배경에는 "협회에 연간 6억원의 스폰서를 대고 있는 한국마사회 소속의 선수를 발탁시키기 위해 집행부가 탁구대표 선발전에서 2위를 한 김정훈을 의도적으로 탈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천영세 회장이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마사회 소속인 세계랭킹 42위인 김복래와 146위인 윤지혜, 그리고 최근 자진 사퇴했던 현정화 코치를 선임하기 위해 대표팀 감독과 코치를 전면 교체하면서 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김정훈을 탈락시켰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또 일본산 탁구용품 수입업체 한국 총판을 맞고 있는 천영세 협회장이 자신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선수에 대해서는 피해를 줬으며, 김정훈도 이 때문에 천 회장에게 찍힌 상태라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이와 함께 "천영세 회장은 여자팀 감독이었던 이유성 대한항공 감독과 유남규 농심 삼다수 코치와 여자부 선발전에서 2위를 차지한 대한항공의 김무교 선수도 탈락됐다"면서 "이는 제주 연고팀 소속 선수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기 위한 처사"라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탁구협회의 잘못된 처사를 이번에 바로잡지 못할 경우 제주출신으로 주니어 국가대표인 강동훈(제주일고 2) 박성혜(제주관광산업고 3)와, 고병승(제주일고 1)이 내년도 국가대표팀에서 또 다시 일방적으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아테네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김택수 선수가 현역을 은퇴해 2위인 김정훈이 자동적으로 1위로 승계됐으나 대한탁구협회는 김정훈은 배제시킨 채 선발전에서 3위를 한 주세력(상무)와 5위 이정오(농심 삼다수), 그리고 최종 선발전에는 아예 오르지도 못한 이철승(삼성카드)를 선발해 실업팀과 탁구인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왔다.

한편 대책위는 탁구협회 집행부 퇴진을 요구하는 10만인 서명운동에 22일 현재 도민 3만명, 도외인 5000명 등 모두 3만5000명이 서명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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