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 탁발순례단 도법 스님 일행 제주도착

"분단과 분열, 대립의 상처를 치유해야 합니다. 너와 나, 사람과 사람만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과의 근본적인 상처도 치유해야 합니다. 전쟁과 폭력, 무분별한 개발로 위협 받고 있는 생명의 위기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나 자신부터 생명과 평화를 되찾는 운동을 벌여나가야 합니다."

한반도 전역에 생명과 평화의 불씨를 사르기 위한 생명·평화 탁발순례단이 22일 제주에 도착했다.

우리민족의 아픔을 껴안고 전국 방방곡곡에 생명과 평화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지난 3월1일 지리산 노고단에서 첫 발을 내 디딘 생명·평화 탁발순례단이 지리산권 순례를 마치고 28박29일 일정의 제주순례를 위해 제주를 찾았다.

▲ 제주출신 도법 스님이 기자회견장에서 취재기자들에게 합장을 하고 있다.
제주출신으로 전 실상사 주지인 도법 스님과 새만금 '삼보일배'의 수경스님, 이병철 지리산 평화결사 운영위원장,이원규 시인, 박남준 시인은 이날 오후5시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많은 도민들 마음 속에 생명과 평화를 화두로 삼아 줄 것을 당부했다.

도법 스님은 "우리사회의 건강성과 지속성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평화가 짓밟히고 파괴되고 있다"면서 "이제 더 이상 시간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생각에, 우리모두 생명과 평화를 우리 삶의 가치로 삼기 위해서 탁발순례를 시작하게 됐다"며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의미를 설명했다.

도법 스님은 "1300여리 지리산순례에 이어 제주순례에서도 생명·평화를 우리 시대의 삶의 화두로 삼을 수 있도록 중지를 몹고 노력해 나가자는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또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특히 "우리민족사에서 가장 큰 아픔인 4.3의 아픔을 치유하고 그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기본 토대를 구축하고, 제주도가 꿈꾸고 있는 평화의 섬이 21세기 우리시대의 희망인 생명과 평화가 풍부하게 담긴 평화의 섬으로 되기 위한 중지를 몹기 위해 제주 탁발순례를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탁발순례단과의 일문일답 내용

- 탁발' 순례를 선택하게 된 의미가 있다면 이야기 해 달라.

▲ 도법 스님


도법스님 "탁발은 얻는 행위이다. 그러나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기의 것을 내주도록 하는 행위이다. 자기를 비우고, 내주고, 나눠주는 행위에서 진정 자기 자신을 정화시키고, 자신의 삶을 승화시키는 힘을 촉발시키기 위함이다. 탁발은 자기 스스로 갖고 있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촉발시키고 고민할 수 있는 화두를 던질 것이다"


 

- 도법 스님과 수경 스님이 전면에 나선 탓에 일반인들이 불교행사로 오해할 소지는 없겠는지.

▲ 이병철 운영위원장

이병철 운영위원장 "생명·평화 탁발순례는 죽음의 위기에 내몰리는 시대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분단과 분열, 대립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는 모습, 인간과 인간만이 아닌 자연과도 근본적으로 치유하자는 뜻에서 시작됐다. 여기에는 종교적 갈등까지 포함된다. 두 분 스님이 앞에 나서기 때에 그렇게 보이는데 천주교, 원불교, 개신교 등 모든 종교가 함께하고 있다. 성당에서는 미사도 드린다. 지금까지는 생명과 평화의 이름으로 한 편에 서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한편이 아닌, 갈라진 것이 아닌 일치를 위한 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보수도 만나서 함께 할 것이다. 여기에 참여한 순례단은 3년간 함께 전국을 순례할 것을 서약했다"


- 수경 스님은 새만금 삼보일배에서부터 이번 탁발순례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어떤 삶의 계기가 있었나.

▲ 수경 스님
"내 자신이 살기 위해서이다. 이것을 통해 내 자신을 되찾으면 살 수 있다. 살기위해서 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우주전체가 생명이다. 그러나 이게 관념화 되고 일상생활과 괴리되면서 갈등을 느껴왔다."

- 도법 스님은 제주출신이시다. 출가하면 세속을 잊는다고 하는 데 고향인 제주에 온 느낌이 어떤가.
"어려서 제주를 떠나 제주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출가한지도 40년이 됐다. 출가를 하면 의도적으로 세속을 잊고 멀리하려 한다. 제주도에 대한 기억이 강하지는 않으나 어릴적 초등학교에 다닐 때 길가에 있는 본향당 들려서 나무 열매를 따먹었던 기억이 있다. 오름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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