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문학 기자단 와랑] 나는 이런 추석 명절을 꿈꾼다

추석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절 중 하나다. 음력 8월 15일에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고 조상에게 감사의 제를 올린다. TV 뉴스를 보니, 올해 추석은 이른 추석이라고 해서 여름 휴가 뒤라 소비 부담이 여느 해보다 크다고 한다. 게다가 폭염 때문에 과일이나 물고기 가격이 오를 거라고 한다. 월급을 받지 못하는 공장 노동자들도 있다고 하니 추석이 모두에게 기쁜 날은 아닌 것 같다.

추석에는 친척들로부터 용돈을 받는 날이다. 아직 어린 사촌 동생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날이다. 사촌동생들과 TV도 보고 핸드폰 게임도 한다. 추석에는 하루종일 놀아도 공부하라고 하지 않는 유일한 날이다.

그렇다고 추석이 마냥 좋은 날은 아니다. 여자들만 상 차리고 설거지한다. 남자들은 누워서 TV를 보다가 윷놀이를 하거나 고스톱을 친 뒤 술을 마신다. 음식 준비를 할 때는 막내인 내게만 심부름을 시킨다. 내가 막내여서 나만 피해를 본다. 여자여서, 막내여서 이런 피해를 보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장을 볼 때 꼼꼼하게 봤다면 나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추석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 추석에는 보통 송편, 각종 전, 나물 그런 거를 먹는데 햄버거, 피자, 짜장면, 치킨 등을 먹으면 어떨까. 추석은 특별한 날이니깐 다 같이 식탁에 모여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게다가 조상들도 요즘 나오는 새로운 음식을 먹으면 좋아할 것 같기 때문이다. 

추석에 하는 놀이로 가만히 있기 놀이를 하는 것이 어떨까. 그냥 가만히 있고 싶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많이 움직이고 공부하고 심부름도 많이 하지만 추석만큼은 온 가족이 모여 가만히 있는 여유를 즐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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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림 와랑 기자. ⓒ제주의소리
어른들은 윷놀이나 고스톱을 주로 하는데 이런 놀이들은 사행심을 조장한다. 나 역시 사촌 언니, 사촌 오빠와 만 원을 걸고 윷놀이를 한 적이 있다. 첫 판엔 내가 이겨서 한 번에 4만원을 땄는데 다음 판부터 계속 져서 돈을 다 잃었다. 그때 나는 다짐했다. 절대 돈 걸고 하는 게임은 하지 않겠노라고. 이렇게 돈을 걸고 하는 것은 어른의 영향일 것이다. 윷놀이, 고스톱은 도박이나 마찬가지다. 가만히 있기 놀이나 또다른 새로운 놀이를 개발해 보는 것이 어떨까. /  김나림 서귀중앙여자중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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