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 제주이슈] ① 도정평가...70점대(미) 30.1%, 2년전 보다 점수 하락 

<제주의소리>가 추석 명절을 앞둬 출범 2년을 넘어 후반기로 접어든 민선 6기 원희룡 도정 평가를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주로 현직에 있는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도민사회의 여론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도정수행 평가를 시작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3차례에 걸쳐 보도합니다. [편집자 주]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였을까. 6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출범한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민심이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출범 초기 긍정과 부정평가가 팽팽한 가운데 조금은 지켜보겠다는 ‘관망’ 층이 지난 2년간 지켜본 도정에 의구심을 품고 대거 부정적 평가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의소리>가 추석 명절을 앞둬 오피니언 리더 545명을 대상으로 ‘민선6기 현안 및 도정평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원희룡 도정 2년2개월에 대한 평가는 그야말로 야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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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선 6기 원희룡 도정 출범 26개월, 제주도민 평가는? ⓒ제주의소리/그래픽 이동건 기자
‘원희룡 도정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얼마를 주겠느냐’는 물음에 ‘90점 이상’(수) 9.7%, ‘80~89점’(우) 18.9% 등 28.6%가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성적표에서 ‘미’ 수준인 ‘70~79점’은 30.1%였다.

‘60~69점’(양)은 19.8%, ‘60점 미만’(가)은 21.5%였다. 70점 미만인 부정적 평가(41.3%)가 80점 이상인 긍정적 평가(28.6%)보다 12.7%p나 높았다.

<제주의소리>가 원희룡 도정 출범 직후인 2014년 추석명절을 앞둬 실시했던 ‘민선 6기 출범 2개월 평가’ 때와 비교하면 얼마나 민심이 싸늘해졌는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당시 설문조사에서는 △90점 이상 5% △80~89점 30% △70~79점 22% △60~69점 15% △60점 미만 25% 등의 분포를 보였다. 80점 이상 긍정적 평가(35%)와 70점 미만 부정적 평가(40%) 차이가 5%p에 불과할 정도로 팽팽했다.

하지만 2년 만에 긍정적 평가는 35%에서 28.6%로 6.4%p가 빠진 반면 부정적 평가는 40%에서 41.3%로 1.3%p가 증가했다.

보통 수준(70~79점)의 점수를 주며 조금은 지켜보겠다는 관망 층이 22%에서 30.1%로 7.9%p나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는 제주미래비전으로 ‘청정’과 ‘공존’을 제시하면서도 카지노에 대한 애매모호한 입장, 대규모 환경훼손이 불가피한 오라관광단지에 대해 허용 입장을 밝히는 등 환경문제에 대한 이중적 잣대에 불신을 보낸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만을 놓고 보면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지지자(득표율 59.97%)들 중 상당수는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다.

◇ 시급히 해결해야 할 도정현안, 난개발 방지>교통난 해결>부동산가격 안정 

원희룡 도정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1순위 현안으로는 ‘난개발 방지 및 환경보전’(38.2%)가 꼽혔다.

이는 ‘난개발’ 논란 속에 추진된 대규모 개발사업들로 인한 유입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교통, 쓰레기, 하수처리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어 ‘교통·주차난 해결’ 18%, ‘치솟는 부동산 가격 안정’ 17.1%, ‘제2공항의 성공적 추진’ 12.5%, ‘강정 해군기지 갈등 해결’ 10.1%, ‘주거복지 실현’ 4.2% 순이었다.

특히 유입인구에 비례해 늘어난 차량들로 도심 주요 간선도로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에 국한되지 않고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지면서 교통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3순위에 오른 ‘부동산 가격 안정’은 가파르게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승→전→땅’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로 부동산 문제가 어느덧 제주도민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됐다.

관광객 증가로 도민들의 뭍 나들이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지면서 제2공항의 성공적 추진은 입지 선정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다소 후순위로 밀렸다. 10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강정 해군기지’와 관련해서는 종전에 비해 다소 관심도가 낮아지긴 했지만 도민 10명 중 1명은 ‘강정의 눈물’을 가장 먼저 닦아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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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공항 건설 어떻게? 투명한 정보공개·소통강화 47.9%-입지 재검토 25.3%

‘제2의 강정 사태’를 우려하는 제2공항 건설에 따른 해법으로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주민과의 소통강화’(47.9%)가 1순위에 올랐다.

이는 그 동안 제2공항(신공항) 건설 논의 과정에서 거의 언급이 안됐던 성산지역이 후보지로 선정된 데 대해 해당 지역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입지 선정 전에는 대정(신도리)이 늘 1순위 후보지로 거론되곤 했었다.

입지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25.3%나 됐다.

성산지역 주민들 중에서는 이미 기반시설이 갖춰진 정석비행장이 후보지에서 배제된 것이 책임연구원과 한진그룹(항공대학교)이 특수 관계에 있다고 보고, 후보지 선정과정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조기 완공을 위해 도민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은 16.7%에 그쳤다. 이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도 전체적으로는 우세하지만, 성산주민들의 반발을 감안하면 밀어붙이기 방식은 곤란하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보상대책 및 이주정책 제시는 9.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0.2%였다.

◇ 산하 기관장 중간평가에 따른 교체? “찬성 54.1-반대 4.8-신중해야 38.9%”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장을 중간평가 결과에 따라 교체하겠다는 원희룡 지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찬성’(무능한 기관장 교체는 당연)이 54.1%로, ‘반대’(임기가 정해진 기관장 교체는 부적절) 4.8%를 압도했다.

객관성, 공정성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38.9%로 만만치 않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2%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제주의소리>가 다년에 걸쳐 구축한 도내 오피니언리더 데이터를 활용, 1000여명에게 SNS를 통해 구조화된 설문지를 발송한 뒤 응답 설문지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9월6~8일 4일 동안 545명(공무원 119명, 교육계 25명, 경제계 41명, 전문직 58명, 1차산업 종사자 47명, NGO 24명, 회사원 85명, 기타 146명)이 설문에 응했다.

◇설문지

1.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출범한 지 2년2개월이 지났습니다. 원 도정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얼마를 주시겠습니까.
□ 90점 이상(매주 잘한다)
□ 80~89점(잘하는 편이다)
□ 70~79점(보통이다)
□ 60~69점(못하는 편이다)
□ 60점 미만(매우 못한다)

2. 원희룡 도정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제2공항의 성공적 추진
□ 교통난-주차난 해결
□ 끝나지 않은 강정해군기지 갈등 해결
□ 난개발 방지 및 환경보전
□ 치솟는 부동산 가격 안정
□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주거복지 실현

3. 제2공항 건설에 대해 성산읍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조기 완공을 위해 도민역량 집중
□ 입지 재검토
□ 특별한 보상대책 및 이주정책 제시
□ 투명한 정보공개와 주민과의 소통 강화
□ 잘 모르겠다

4.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장 중간평가 결과에 따라 교체하겠다는 원희룡 지사에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무능한 기관장을 교체하는 건 당연하다
□ 임기가 정해진 기관장을 교체하는 건 적절치 않다
□ 객관성, 공정성 논란이 일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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