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관광, 빛 좋은 개살구일까? 황금알일까?
크루즈관광, 빛 좋은 개살구일까? 황금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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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숙영 칼럼] '선석 배정권' 칼자루만으론 한계…제주 거시적 비전 필요 

크루즈관광이 대세이다. 성장세가 상상을 초월해 어느덧 해양관광 분야에서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했다. 필자가 2009년 크루즈 연구를 시작할 때만해도 37항차에 불과하던 제주 기항 크루즈선이 2016년 현재 500항차를 예상하고, 내년에는 800항차 가까이 예약됐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크루즈관광의 성장은 당연 외래 관광객 증가와 관광객 소비 증대라는 열매를 가져다주고 있다. 올해 500항차 100만명 크루즈객 입항을 통해 제주도는 약 5,359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관광객 소비가 5,170억원, 입·출항료 및 접안료 등 항만수입이 62억원, 선식공급을 포함한 전세버스 등 민간수입이 127억 등이다. 그리고 2020년에는 1조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크루즈관광이 제주의 대표산업인 감귤산업의 규모를 훌쩍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하며, 짧은 체류시간에도 불구하고 1인당 평균 50만원을 소비하는 고부가가치의 매력적인 관광시장을 제주가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을 기뻐만 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 내용 때문이다. 

짧은 체류시간, 패키지형태의 단체관광, 쇼핑 위주의 관광활동 등으로 인해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나마도 일부 쇼핑업체 등에 편중되고 있다. 크루즈 관광객 급증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는 도민들로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실망감을 표출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크루즈관광은 일견 암담하고 빛 좋은 개살구로까지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좀 더 거시적으로 그리고 크루즈관광의 급성장세와 외부환경의 변화 속에서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먼저, 제주지역에서 나타나는 크루즈 관광패턴과 문제점들은 제주뿐만 아니라 한중일 노선에 위치한 모든 크루즈항들이 경험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유통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메커니즘의 문제라는 점이다. 중국 여행사 주도하에 만들어진 전세 크루즈선이 패키지형 단체관광을 형성시키고, 마이너스투어라는 기형적인 수익구조를 발생시켰다. 이는 아시아 크루즈시장의 메커니즘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한 사안으로서, 제주도가 올해 제4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안모색과 협력을 중점적으로 어필했던 것도 이 부분이다. 다행히 크루즈관광 수익이 지역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아시아 각국이 협력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어, 제주도의 적극적인 역할을 더욱 기대해 본다.

한편, 아시아의 크루즈관광은 이제 막 시작된 분야로서 단체관광 위주의 패키지관광이라는 도입기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으며, 크루즈관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발단이 되고 있다. 단체형 패키지 관광패턴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인바운드 관광시장을 보면 이미 서울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의 90%, 중국인 관광객의 50% 이상이 개별관광객이다. 이들도 처음에는 패키지관광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머지않아 크루즈도 개별관광의 시대가 찾아온다는 얘기이다. 올해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서 RCI선사의 CEO 지안루이회장은 앞으로 3~5년 내에 아시아 크루즈시장이 개별관광 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마이애미 인근에 위치한 섬나라 바하마의 낫소(Nassau)라는 기항지에는 365일 5척이 크루즈가 1박2일로 정박한다. 배에서 내린 개별 관광객들은 기항지 자유투어는 물론 밤새 항구 인근의 기념품가게, 음식점, 바 등에서 시간을 보낸다. 제주 구도심이 그리고 강정 인근이 크루즈 관광객으로 넘치는 날이 멀지 않았으며, 제주는 개별관광객을 위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되는 변곡점에 서 있다.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크루즈관광객의 비중이 이미 20%를 넘어섰다. 우리 앞에 놓인 과제에도 불구하고, 크루즈관광은 제주관광의 성장동력임에 틀림없다.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위해 부산, 인천 등 국내 지자체는 물론이고, 일본 아베정부는 2020년까지 500만 크루즈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공격적인 마케팅 전개와 항만인프라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크루즈 관광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이다.

▲ 강숙영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다시 제주를 돌아보자. 크루즈관광을 선점하려는 국내외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석 배정권이라는 지리적 강점만으로 제주의 경쟁력을 유지하기에는 외부 환경 변화가  녹록치 않다. 제주는 크루즈관광에 대한 거시적인 비전을 가지고 외부환경의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처해야만 한다.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여 장기적인 안목으로 크루즈관광 산업과 지역경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를 해 나가야 할 때이다. / 강숙영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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