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제주의 낮은 목소리를 시 언어로 남겨온 김수열 시인이 (사)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가 주관하고 '한겨레'가 후원하는 제3회 신석정문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수열 시인은 허소라 시인과 함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인 이운룡, 이향아, 정희성, 허형만, 복효근 등 심사위원들은 지난 9일 오후 서울 공덕동 한겨레 회의실에서 심사를 진행하면서 신석정문학상과 '신석정 <촛불> 문학상' 수상자를 결정했다. 

신석정문학상은 김수열 시인의 <빙의>(실천문학사), 허소라 시인의 <이 풍진 세상>(신아출판사)가 선정됐다. 미발표 시를 대상으로 공모하는 ‘신석정 <촛불> 문학상’에는 김기찬 시인의 시 <오월>이 뽑혔다.
157732_177939_0250.png
▲ 제3회 신석정문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김수열 시인.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해 1월 발표된 <빙의>는 2011년 네 번째 시집 <생각을 훔치다>에 이은 김수열의 최신작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의해 ‘2015년 세종도서 교양 및 문학나눔 부문 선정도서’에 선정됐다.

정희성 심사위원은 “고향인 제주어를 잘 살리면서도 독자가 낯설지 않게 배려하며 4·3을 비롯한 사회·역사적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리하면서도 따뜻하다”고 소개했다. 복효근 시인도 “모든 게 중앙으로 집중되고 문학마저 서울말을 위주로 삼는 세태에 김수열 시인이 제주말을 과감하게 시에 도입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고 심사평을 남겼다.

김수열은 수상 소감에서 “교사로 오랫동안 문학을 가르쳐왔으면서도 신석정 시인이라면 목가적 서정 시인으로만 알았는데, 수상 소식을 듣고 선생님의 시와 삶을 다시 들여다보니 서정과 현실을 아울렀던 면모가 보여서 숙연했다”며 “선생님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 공부하고 열심히 쓰겠다”고 밝혔다.

김수열은 1982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어디에 선들 어떠랴>, <신호등 쓰러진 길 위에서>, <생각을 훔치다>를 펴냈고 산문집 <섯마파람 부는 날이면> 등을 썼다. 현재 제주도문화예술위원회 공동위원장, 제주작가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2011년 제4회 오장환 문학상을 수상했다.

신석정문학상 시상식은 10월 8일 오후 3시 전북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