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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문순자의 <왼손도 손이다>, 강문신의 <나무를 키워본 사람은>, 장영춘의 <노란, 그저 노란>. ⓒ제주의소리
제주 시조시인 문순자, 강문신, 장영춘이 국내 현대시조를 대표하는 100인에 선정됐다.

(사)한국문화예술진흥협회와 한국시조문학관은 최근 ‘현대시조 100인선’의 1차 선정 시인 50명을 발표한 가운데, 제주에서는 문순자·강문신 시인이 포함됐다. 문순자는 저서 <왼손도 손이다>, 강문신은 <나무를 키워본 사람은>, 장영춘은 <노란, 그저 노란>으로 100인 선정과 함께 선보였다. 출판사는 고요아침이다.

현대시조 100인선은 국내 근현대 시조시인 100인의 대표작을 모은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태학사, 2001)의 후속작업으로, 2001년 이전의 등단자까지 포함시켰다. 각 시조집에는 60편 안팎의 작가별 대표지소와 함께 참고문헌, 연보, 자전적 시론까지 넣어 문학적 자료로서 가치를 높였다. 선정위원으로는 유성호 한양대 교수, 오승철 시인, 정수자 시인, 홍성란 시인, 최한선 전남도립대 교수, 이지엽 경기대 교수가 포함됐다.

1975년 제주도 구엄리 출생인 문순자는 1998년 <세기문학> 여름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1년 만에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창틀에 든 귀뚜라미>로 당선되는 실력을 보여준다. 제1회 시조시학 젊은시인상(2007), 제19회 한국시조작품상 등을 수상했으며 올해 <왼손도 손이다>(고요아침)을 펴냈다.

문순자는 <왼손도 손이다>에서 스스로 쓴 시론을 통해 “나는 어쩔 수 없는 농사꾼이다. 밭농사, 논농사만이 농사는 아니라고 본다. 자식농사, 글농사도 또 다른 농사”라며 “제주바다는 내 시조의 모태다. 멍석 말 듯 하얗게 달려오는 파도가 밭을 갈아엎는다. 이 밤도 제주바다는 객토작업 중이다. 객토가 끝나면 참깨꽃이 실하게 필 것”이라고 고향사랑을 감성적으로 표현했다.

1938년 제주도 하효동 출생인 강문신은 199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199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잇달아 당선됐다. 그후 2007년 첫 시집 <당신은 “서귀포...”라고 부르십시오>를 출간했으며 이후 제1회 서귀포 예술인상(2008년), 시조시학상(2010년), 한국시조시인협회상(2012년), 제주도 문화상(2013년)을 잇달아 수상했다. 1차 산업에 종사하면서 복서로도 꾸준히 활동하는 이력이 인상적이다.

강문신 역시 시론에서 “등단 27년이다. 재능 부족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최선을 다 했는가'에 이르러 가슴이 미어지는 것이다. 정방폭포, 그 젊은 정기는 과연 시의 혼을 일깨울 것인가”라며 “격랑도 스쳐 지난 세월, 많은 것을 잃게 했지만 더러 얻게 한 것이니...그래, 언제는 길이 있었나, 그냥 그렇게 또 돌밭을 갈며 가리라. 시여, 시여”라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소감을 밝혔다. 

장영춘 시인은 곽지리 출생으로 2001년 <시조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해 시집 <쇠똥구리의 무단횡단>, <어떤 직유> 등을 펴냈다. 한국문학작가회의, 제주작가회의, 수요동인 회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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