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학자 현행복이 번역한 <귤록-제주귤의 옛 기록>(민속원)이 최근 출간됐다.

중국 남송에서 온주(溫州) 군수를 보낸 한언직(韓彦直) 쓴 귤록은 <귤보(橘譜)>라고도 불린다.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귤에 대해 다룬 최초 저작물로 알려져 있다.
Untitled-1.png

내용은 당시 온주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되던 귤의 종류와 품종 27종에 대해서 주로 소개한다. 감귤의 재배 기술, 가공 방법 등과 함께 활용방식에 있어 한약 재료로의 가치가 있음을 부연해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감귤 품종의 형태, 숙성, 이용 정황, 품종의 구역 등이 상세히 담겨있다. 아울러 감귤 재배에 따른 토양과의 효율적 관계와 더불어 병충해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과 가지치기, 접붙이기 등의 방법도 소개한다. 

현행복은 “이번 번역 출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셈이다. 아울러 이 책을 엮으면서 제주의 귤품(橘品)에 대한 기록들도 한데 모아보았다”며 “충암 김정의 기록에서부터 추사 김정희의 기록까지 근 3세기에 걸친 10편의 문집에 나타난 귤품 관련 기록들”이라고 밝혔다.

현행복은 제주 향토사 관련 한문 원서를 번역해 단행본을 저술하는 등 한학자 겸 전통문화연구가로 활동 중이다. 음악 분야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공간을 예술무대화한 기획공연으로 동굴음악회, 선상음악회, 계곡음악회 등을 창안해서 무대공연을 만든 바 있다. 방선문과 용연 일대의 마애석각(磨崖石刻)을 조사해 이를 해설한 책을 출판하고, 7세기 탐라의 음악이 일본에 전해졌음을 밝힌 도라악(度羅樂) 관련 논문 세 편을 학술지 <한국음악사학보>에도 게재 한 바 있다.

주요저서로는 <위대한 테너 엔리코 카루소>(음악춘추사, 1996), <한국오페라에서 동굴음악까지 악(樂)·관(觀)·심(深)>(민속원, 2003), <탐라직방설(耽羅職方說)>(도서출판 각, 2008), <영해창수록(嶺海唱酬錄)>(제주시 문화유적지관리사무소, 2011) 등이 있다.

민속원, 296쪽, 2만7000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